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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여행/동유럽(폴란드,체코,헝가리, 오스트리아,슬로바키아)

동유럽 여행기12/인형 같은 도시, 체스키 크롬노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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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형 같은도시, 체스키 크롬노프

6시 30분에 기상하여 8시 30분에 출발을 했다.

오전에는 또 긴 거리를 이동해야만 한다. 가이드는 유럽의 건축양식의 변화에 대해 자세히 설명을 해 주

었다. 고대의 그리스, 로마 시대의 도리아, 이오니아, 코린트식을 비롯하여 중세의 로마네스크, 고딕, 르

네상스, 바로크, 로코코, 신고전주의 낭만주의 등등의 문예사조 등에 대해 설명을 해 주었다. 세계사를

다시 공부하는 느낌이 들었다. 다 공부한 내용들이라 용어들은 익숙한데, 늘 접하지 않으니 생소한 것도

있다. 근대 들어서는 아르누보를 비롯한 새로운 양식이 대두되고, 1,2차 대전이후에는 특히 실용적인 양

식이 대두되었다. 유럽의 도시들은 전통을 살리며 옛것에다 실용적인 것을 잘 접목시켜, 관광가치를 높

였다. 도시마다 비슷한 듯 하면서도 개성이 있고, 전체적인 도시의 아름다움을 자아내고 있다.

10시 50분에 휴게소에 도착하여 휴식을 취했다. 목적지는 얼마 안 남았다고 했다. 로젠버그 가문이 운영

하는 휴게소였던가? 길다란 키의 마리오네뜨 인형들이 많이 전시되었고, 물건들도 무척 다양했고, 레스

또랑도 겸하여 규모가 아주 컸다.



로젠버그 가문이 하는 휴게소 및 레스토랑

체스키 크롬노프는 몇 개의 가문을 알아야 한다고 설명을 해주었다. 비코스엑가문과 로젠버그 가문이

대표적이라고 했고, 우리 나라 하훼마을처럼 도시를 휘돌아흐르는 불타바강(몰다우강)과의 조화를 이

룬 보석 같은 도시라고 했다. 아름다운 불타바강을 읊은 노래들이 많고, 스메트나의 ‘나의 조국 몰다우

강’이 유명하고, 사람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고 한다.

스쳐가는 풍경들은 녹색이 많이 보인다.

창밖의 아름다운 풍경들

언덕 위에 그림처럼 서 있는 집들은 깔끔하면서도 세련되어 보인다. 하얀 벽에 깔끔한 흑갈색 지붕이 있

는가 하면, 유럽의 트레이드마크인 아이보리색 벽에 주황색 지붕들이 발랄하기도 하고, 갈수록 벽의 색

이 더 다양해졌다. 지붕과 벽의 색이 통일된 건물도 많아졌다. 여행을 하면서 벽과 지붕의 색깔에 대해

서 유심히 살펴보는 버릇이 있는데, 이번에도 역시 비슷하면서도 나라마다 지방마다 조금씩 달라지는

변화를 느낄 수 있었다.

11시 30분, 드디어 체스키 크롬노프에 도착했다.

“아!”

탄성이 저절로 흘러나오지 않을 수 없었다.

망토의다리 위에서 본 물이 돌아흐르는 환상의 도시 체스키 크롬노프

파스텔 색 눈부신

체스키 크롬노프성

망토의 다리

건물 마다 독특한 개성이 넘치는 구시가지

극장 광고판

외곽에 차를 세우고 ‘망토의 다리’로 갔다. 이름도 멋지지만, 산언덕의 지형을 이용해 여러 층의 건

물처럼 세운 다리가 정말 특별하고 아름다웠다. 그 다리 위에서 내려다 보는 도시와 강은 입이 벌

어져서 다물 줄을 모르게 했다. 어쩜 저렇게 황홀할까? 도시를 감싸 안고 흐르는 강물, 그리고 파

아란 하늘, 옅은 벽을 딛고 선 붉은 지붕들의 고상하고 우아함! 자세히 보면 벽들이 또 특별나다.

하얀 벽이 주를 이루지만 , 파스텔톤의 분홍벽, 겨자색 벽, 아이보리색 벽 등 다양하면서도 지붕이

조화를 이루어 환상적인 풍경을 연출했다. 유네스코 지정 세계문화유산이 되지 않을 수 없는 그런

도시이다.

망토의 다리는 1,2,3,4층은 둥글게 아치모양으로 공간을 만들어 망토처럼 보이고, 4층쯤 되는 곳

이 바로 사진을 찍은 통로이고 그 위로는 건물이 형성되도록 했으며 아름다운 성과 연결되어 있

다. 체스키 크롬노프성은 또 어떻고? 둥근 탑은 화려하면서도 우아하고, 견고하면서도 아름다운

파스텔조를 유지하는 벽들이 모두가 예술조각품 같다. 언덕에 있어서 도시와 더욱 잘 어우러지

는 풍경에 다들 넋을 잃었다. 성을 다 돌아보고 이발사의 다리에서 본 도시의 모습도 역시 한 폭

의 그림일 수 밖에 없었다.

다리를 건너니 시가지 쪽으로 상점이 즐비하다. 구시가지 광장은 아주 넓었고, 주변의 건물 벽

의 색이 다양해서 참 재미있었다. 건물의 모양은 비슷한데, 건물마다 분홍톤, 초록톤, 회색톤,

미색톤의 네 건물이 나란히 있는 모습이 무척 부드럽고도 포근하게 느껴졌다. 광장쪽에서는

지붕이 보이지 않지만, 망토의 다리와 성에서 보면 지붕은 아마 붉은 지붕으로 도시의 아름다

움에 일조를 할 것이다. 가게들은 관광도시답게 아기자기하면서도 너무 예쁘다. 특히 벽에 난

작은 창문과 문짝에 장식한 상품들이 참 인상적이었다. 어떤 옷과 악세사리 가게는 좁은 문짝

에 스카프, 털로 된 목도리, 가방 등 다양한 상품을 진열하였는데, 안쪽으로 들어가니 아주 길

쭉하고 물건이 아주 많았다. 미관을 헤치지 않으면서 많은 상품을 팔고 있는 지혜의 문과 창문

이라는 생각에 미소가 저절로 지어졌다.

골목을 돌아나가면 다양한 박물관과 미술관, 전시장, 공연장들이 자리하고 있어서 문화가 생

활화되어 있음을 느낄 수 있었다. 골목은 흙을 밟을 일이 거의 없이 벽돌들이 다 깔려 있었다.

아스팔트처럼 자주 보수할 필요도 없고 온도에도 변화가 적어서 오래 보존이 가능할 것 같았

다. 그런데 자동차가 다니는 길로선 노면이 우툴두툴한 곳이 많아서 속도를 내기에는 안 좋

았지만 작은 도시에 아주 걸맞은 도로 같았다.

아름다운 카페

앙증맞은 진열대의 가게들

구시가지 뒷골목

겉은 화려한 벽인데 내부는 동굴 같은 중세식당에서 장작 오븐에서 구운 닭요리를 먹다

오후 1시에 집합해서 중세부터 있었다는 성 안의 오래된 식당으로 향했다.

묵직한 나무문을 열고 가니 칙칙한 커텐이 또 쳐져 있어서 실내는 완전 동굴 같았다. 실내장식

은 완전히 중세 분위기였다. 메뉴는 닭고기 스테이크였는데, 입구에 있는 두꺼운 철판으로 된

것 같은 바베큐 그릴에 구워서 기름이 쫙 빠져서 담백하고 맛있었다. 밝은 벽 속에 이런 칙칙

하면서도 오래된 분위기가 있을 줄 누가 상상이나 했으랴? 창과 갑옷 등이 있어서 식사하기

으스스 하기도 했지만, 삶은 감자에 얹은 부드러운 크림 맛도 좋았고, 맥주맛도 아주 시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