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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형 같은도시, 체스키 크롬노프
6시 30분에 기상하여 8시 30분에 출발을 했다.
오전에는 또 긴 거리를 이동해야만 한다. 가이드는 유럽의 건축양식의 변화에 대해 자세히 설명을 해 주
었다. 고대의 그리스, 로마 시대의 도리아, 이오니아, 코린트식을 비롯하여 중세의 로마네스크, 고딕, 르
네상스, 바로크, 로코코, 신고전주의 낭만주의 등등의 문예사조 등에 대해 설명을 해 주었다. 세계사를
다시 공부하는 느낌이 들었다. 다 공부한 내용들이라 용어들은 익숙한데, 늘 접하지 않으니 생소한 것도
있다. 근대 들어서는 아르누보를 비롯한 새로운 양식이 대두되고, 1,2차 대전이후에는 특히 실용적인 양
식이 대두되었다. 유럽의 도시들은 전통을 살리며 옛것에다 실용적인 것을 잘 접목시켜, 관광가치를 높
였다. 도시마다 비슷한 듯 하면서도 개성이 있고, 전체적인 도시의 아름다움을 자아내고 있다.
10시 50분에 휴게소에 도착하여 휴식을 취했다. 목적지는 얼마 안 남았다고 했다. 로젠버그 가문이 운영
하는 휴게소였던가? 길다란 키의 마리오네뜨 인형들이 많이 전시되었고, 물건들도 무척 다양했고, 레스
또랑도 겸하여 규모가 아주 컸다.
로젠버그 가문이 하는 휴게소 및 레스토랑 |
체스키 크롬노프는 몇 개의 가문을 알아야 한다고 설명을 해주었다. 비코스엑가문과 로젠버그 가문이
대표적이라고 했고, 우리 나라 하훼마을처럼 도시를 휘돌아흐르는 불타바강(몰다우강)과의 조화를 이
룬 보석 같은 도시라고 했다. 아름다운 불타바강을 읊은 노래들이 많고, 스메트나의 ‘나의 조국 몰다우
강’이 유명하고, 사람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고 한다.
스쳐가는 풍경들은 녹색이 많이 보인다.
창밖의 아름다운 풍경들 |
언덕 위에 그림처럼 서 있는 집들은 깔끔하면서도 세련되어 보인다. 하얀 벽에 깔끔한 흑갈색 지붕이 있
는가 하면, 유럽의 트레이드마크인 아이보리색 벽에 주황색 지붕들이 발랄하기도 하고, 갈수록 벽의 색
이 더 다양해졌다. 지붕과 벽의 색이 통일된 건물도 많아졌다. 여행을 하면서 벽과 지붕의 색깔에 대해
서 유심히 살펴보는 버릇이 있는데, 이번에도 역시 비슷하면서도 나라마다 지방마다 조금씩 달라지는
변화를 느낄 수 있었다.
11시 30분, 드디어 체스키 크롬노프에 도착했다.
“아!”
탄성이 저절로 흘러나오지 않을 수 없었다.
망토의다리 위에서 본 물이 돌아흐르는 환상의 도시 체스키 크롬노프 | 파스텔 색 눈부신 체스키 크롬노프성 | ||
망토의 다리 | 건물 마다 독특한 개성이 넘치는 구시가지 | 극장 광고판 |
외곽에 차를 세우고 ‘망토의 다리’로 갔다. 이름도 멋지지만, 산언덕의 지형을 이용해 여러 층의 건
물처럼 세운 다리가 정말 특별하고 아름다웠다. 그 다리 위에서 내려다 보는 도시와 강은 입이 벌
어져서 다물 줄을 모르게 했다. 어쩜 저렇게 황홀할까? 도시를 감싸 안고 흐르는 강물, 그리고 파
아란 하늘, 옅은 벽을 딛고 선 붉은 지붕들의 고상하고 우아함! 자세히 보면 벽들이 또 특별나다.
하얀 벽이 주를 이루지만 , 파스텔톤의 분홍벽, 겨자색 벽, 아이보리색 벽 등 다양하면서도 지붕이
조화를 이루어 환상적인 풍경을 연출했다. 유네스코 지정 세계문화유산이 되지 않을 수 없는 그런
도시이다.
망토의 다리는 1,2,3,4층은 둥글게 아치모양으로 공간을 만들어 망토처럼 보이고, 4층쯤 되는 곳
이 바로 사진을 찍은 통로이고 그 위로는 건물이 형성되도록 했으며 아름다운 성과 연결되어 있
다. 체스키 크롬노프성은 또 어떻고? 둥근 탑은 화려하면서도 우아하고, 견고하면서도 아름다운
파스텔조를 유지하는 벽들이 모두가 예술조각품 같다. 언덕에 있어서 도시와 더욱 잘 어우러지
는 풍경에 다들 넋을 잃었다. 성을 다 돌아보고 이발사의 다리에서 본 도시의 모습도 역시 한 폭
의 그림일 수 밖에 없었다.
다리를 건너니 시가지 쪽으로 상점이 즐비하다. 구시가지 광장은 아주 넓었고, 주변의 건물 벽
의 색이 다양해서 참 재미있었다. 건물의 모양은 비슷한데, 건물마다 분홍톤, 초록톤, 회색톤,
미색톤의 네 건물이 나란히 있는 모습이 무척 부드럽고도 포근하게 느껴졌다. 광장쪽에서는
지붕이 보이지 않지만, 망토의 다리와 성에서 보면 지붕은 아마 붉은 지붕으로 도시의 아름다
움에 일조를 할 것이다. 가게들은 관광도시답게 아기자기하면서도 너무 예쁘다. 특히 벽에 난
작은 창문과 문짝에 장식한 상품들이 참 인상적이었다. 어떤 옷과 악세사리 가게는 좁은 문짝
에 스카프, 털로 된 목도리, 가방 등 다양한 상품을 진열하였는데, 안쪽으로 들어가니 아주 길
쭉하고 물건이 아주 많았다. 미관을 헤치지 않으면서 많은 상품을 팔고 있는 지혜의 문과 창문
이라는 생각에 미소가 저절로 지어졌다.
골목을 돌아나가면 다양한 박물관과 미술관, 전시장, 공연장들이 자리하고 있어서 문화가 생
활화되어 있음을 느낄 수 있었다. 골목은 흙을 밟을 일이 거의 없이 벽돌들이 다 깔려 있었다.
아스팔트처럼 자주 보수할 필요도 없고 온도에도 변화가 적어서 오래 보존이 가능할 것 같았
다. 그런데 자동차가 다니는 길로선 노면이 우툴두툴한 곳이 많아서 속도를 내기에는 안 좋
았지만 작은 도시에 아주 걸맞은 도로 같았다.
아름다운 카페 | 앙증맞은 진열대의 가게들 | 구시가지 뒷골목 | |
겉은 화려한 벽인데 내부는 동굴 같은 중세식당에서 장작 오븐에서 구운 닭요리를 먹다 |
오후 1시에 집합해서 중세부터 있었다는 성 안의 오래된 식당으로 향했다.
묵직한 나무문을 열고 가니 칙칙한 커텐이 또 쳐져 있어서 실내는 완전 동굴 같았다. 실내장식
은 완전히 중세 분위기였다. 메뉴는 닭고기 스테이크였는데, 입구에 있는 두꺼운 철판으로 된
것 같은 바베큐 그릴에 구워서 기름이 쫙 빠져서 담백하고 맛있었다. 밝은 벽 속에 이런 칙칙
하면서도 오래된 분위기가 있을 줄 누가 상상이나 했으랴? 창과 갑옷 등이 있어서 식사하기
으스스 하기도 했지만, 삶은 감자에 얹은 부드러운 크림 맛도 좋았고, 맥주맛도 아주 시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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