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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여행/서해안 북부

간월암의 종소리/안면도 여행기 1

지난 토요일 오후, 안면도로 여행을 떠났다.

점심을 가볍게 먹고, 룰루랄라~출발!

한 주일 동안, 아니, 몇 달 동안 묵은 찌꺼기들을 바닷물에 씻어버리려고

우리는 떠났다.

첫번째 목적지는 바로 간월도.

행담도를 지나, 쭉쭉 달린 서해안 고속도로, 그리고 홍성 IC를 지나 닿은

곳은 바로 간월도, 이 곳에서 회를 먹기로 했고, 들러보고 싶었기 때문이다.

공사를 하고 있는 비포장길을 털썩거리며 가다 보니 처음엔 기대에 못 미쳐

서 이름은 많이 들었는데, 상쾌한 기분이 들지 않았다.

그러나, 유서 깊은 관음성지라는 것을 표지판과 바다를 향한 전각들의 흔적에서

찾을 수 있었다.



멀리 작은 섬이 하나 보였다.

썰물에 산뜻하게 드러난 간월도, 절은 반대편에 숨어 있어서 잘 보이지 않았

지만, 목만 살짝 드러낸 작은 섬이 앙증맞다는 생각이 들었다. 일행 중 한 명이

추천한 바다회집을 지나서, 좌판이며, 임시로 만들어 놓은 듯한 작은 장에는 여

러가지 건어물들을 팔고 있었다. 바닷가 쪽으로는 횟집들도 들어서 있었다. 끝

쪽에 언덕배기 위에 주차장이 있었는데, 이름이 나서 인지, 대형관광버스가 7-8

대 들어와서 사람들을 부리고 있었다.



사방은 동백나무 등 나무로 둘러싸여 있고,바닷가 쪽으로 난 길을 내려 가니, 바

로 간월암으로 가는 길이다. 멀리 보이는 물빛이 푸르렀다. 섬으로 가는 길은 잘잘

한 돌들과 모래가 곱게깔려있었고, 왼쪽에는 달고나를 파는 할아버지가 파라솔을

예쁘게 켜놓고 손님들을 기다리고 있었다.



50여미터 좀 될까 말까한 거리를 걸어 간월도로 오른다. 들어가는 입구가 가파르다.

여기도 기와장보수 공사를 하는 등 어수선한 분위기였지만, 바닷가 담장에 부처를 모

셔놓고 작은 전각처럼 꾸민 것이 무척 특이했다. 바다를 벽 삼아 도를 깨치면서 소원을

빌면 소원이 더 잘 이루어지려나? 바다를 보면서 탁 트인 사람들의 심리를 이용한 것일

까?





또 한쪽모퉁이쪽엔 작은 종각이 있었다. 참 특이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담장에 앉은

그 종각에서 종소리가 울려퍼지는 듯 했다. 바다를 향해 울리는 종소리....



이 종과 같은 방향으로 전각이 하나 있는데, 지붕은 연두색 모자를 썼다. 기와를 다시 씌우려는 것

같았다. 나뭇결이 오래된 흔적이 역력했다. 너무 화려하게 보수하지는 말았으면 좋겠다.



인터넷 네이버에서 검색한 간월암에 관한 자료는 다음과 같다.

서산시 부석면 간월도리에 있는 작은 섬에 자리잡고 있으며, 조선 태조 이성계의

왕사였던 무학대사가 창건한 암자이다. 무학이 이곳에서 달을 보고 깨달음을 얻

었다는 데서 간월암이라는 이름이 유래하였다.

조선 초 무학대사가 작은 암자를 지어 무학사라 부르던 절이 자연 퇴락되어 폐사

된 절터에 1914년 송만공 대사가 다시 세우고 간월암이라 불렀다. 이곳에서 수행

하던 무학대사가 이성계에게 보낸 어리굴젓이 궁중의 진상품이 되었다고 하는 이

야기가 전해 내려온다. 또한 굴의 풍년을 기원하는 굴부르기 군왕제가 매년 정월

보름날 만조시에 간월도리 어리굴젓 기념탑 앞에서 벌어진다.

법당에는 무학대사를 비롯하여 이곳에서 수도한 고승들의 인물화가 걸려 있다. 이

암자는 바닷물이 들어오면 작은 섬이 되고 물이 빠지면 길이 열린다. 이곳에서 보

는 서해의 낙조가 장관을 이루어 관광객에게 큰 즐거움을 준다.

간월암 홈페이지에서 더 알아보니,

삼국시대에는 피안도 피안사인데 당시 원효대사도 수행하셨던 곳이기도 하며 물이

가득 찼을 때는 마치 한 송이 연꽃이, 또는 한 척의 배가 떠 있는 듯 하다하여 따로

원통대, 또는 연화대라고 불리기도 했다고 한다.

또 한 모퉁이에는 작은 부처들이 놓여 있다.



작은 연못에 동동 뜬 연꽃잎, 거북이 아기동자승들....이들 역시 바다를 배경으로 앙증맞게 자리를 잡고 있었다.



무엇이 우리들을 이토록 숙연하게 하는가?

사람들은 저마다 무슨 생각을 하고 있었을까?

무심한 바다와 사람들의 소망이 발길을 바쁘게 하는 것인지?

지붕과 지붕이 맞닿고, 하늘과 바다가 맞닿고, 지붕과 하늘이 또 맞닿고, 사람과 사람이 맞닿는 곳...

그래서 간월도인가?

바쁜 발걸음 속에서도 많은 것을 생각한 시간이었다.

망연한 웃음 속에서도, 무언가를 비우고, 또 무언가를 채우고 오는 우리들...




조용한 사색과 함께 생활도 함께 하는 곳...

파리를 쫓는 기계(?)가 너무 인상적이었다.

참으로 머리도 좋으시지......

저거 발명 특허 내셨나 몰라....

또 한 켠에서는 작은 배들이 고기들을 기다린다.

그 고기를 또 찾는 사람들....

까만 바위들이 다닥다닥 붙은 곳으로 억지로 걸어서 횟집으로 향했다.

횟집에서 순간순간 바라보는 섬에는 물이 자꾸 차오르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