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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여행/동해안 북부

아, 그리운 금강산!/고성 통일전망대

현충일. 고성 통일전망대를 다녀왔다.

가평의 설악면을 들렀다가 예전 비포장으로 꼬불꼬불 넘어가면 짠! 하고 나타나던 홍천강이

생각났다. 지금은 길이 무척 잘 뚫려 있었다. 멀미가 날 정도로 꼬불꼬불한 길을 지나, 홍천

강도 지나, 결국 목적지를 고성으로 잡고 올라갔다.

44번, 46번 국도를 끼고 돌아드는 산길과 골짜기, 숲의 정기를 마시며 진부령을 지났다. 드디

어 동해가 나타나고, 해안도로를 따라 고성에 도착했다.

초입까지는 가 봤지만, 늘 시간이 어중간하게 맞닥뜨려 통일전망대까지는 가 보지 못했다.

출입신고를 하고, 강당에서 관람교육을 받고, 승용차를 타고 드디어 민통선을 지났다. 간간이

안내를 하는 사람들이 보이지 않았다면논밭에서 일하는 사람들로만 봐서는 여느 농촌과 다름

없는 평화로운 풍경이 이어졌다.

162계단을 올라 서니 드디어 그리운 금강산이 보인다.

반짝이는 백사장, 우람한 금강산이 코앞이다. 망원경으로 보니, 금강산 일만이천봉우리가 눈

에 쏙 들어온다. 바다에 유유히 떠 있는 아름다운 해금강, 송도라는 곳, 그리고 산쪽으로 보이

는 북한과 남한측 초소....

그저 우리 나라 여느 바닷가에 펼쳐진 도로처럼, 북으로도 잘 뚫려진 도로, 다만 차가 한 대도

보이지 않는다는 사실 뿐....저 길은 언제나 붐비게 될까? 금강산 육로관광처럼 제한된 길이

아니고, 자유롭게 드라이브 할 수 있는 날이, 내가 살아 있는 동안 오게 될까?


사람들의 마음은 모두 나와 같지 않을까?

더구나 북녘에 이산가족이라도 있는 사람이라면, 얼마나 더 가슴이 아플까?









철조망이 가로막혀 있어도, 인동초는 피어나고....

갈라진 꽃잎이 슬퍼보인다.



북쪽을 바라보며 서 계신 부처님.

통일을 앞당겨주세요....



남쪽 백사장.

소나무 사이로 보이는 모래가 너무 깨끗하다.





금강산은 바닷가 쪽으로 나와 있어 더욱 아름답다는 생각이 든다.

설악산도 마찬가지지만, 푸른 바다와 더불어 깎아지른 바위가 맞닿아 자아내는 산뜻한 기운이

조화를 이루어, 저렇게 아름다울 거라는....

육로관광이나, 해상관광으로 많이들 가는 금강산 여행을 나는 미루고 있다.

통제된 환경에서는 보고 싶지 않기 때문이다.

시아버님은 황해도 연백이 고향이시라, 이산의 아픔을 달래시라고 금강산을 다녀오시라고 했

지만, 역시 싫으시단다. 차라리 강화 교동에 가서 고향 땅을 한번 더 바라보는 것이 나으시다고...

그리고, 통제 받으면서 가는 것도 싫으시단다.

3년전, 헤어졌던 두 남동생을 딱 한 번 만나고 오신 것으로, 평생의 여한은 푸셨다고 하신다.

20년 전부터 이산가족 상봉을 신청했었는데, 여든이 되시던 해에 겨우 단신으로 금강산 육로관

광코스로 다녀오신 것이다.

헤어진 형제들은 언제 또 볼 지도 모르는데, 금강산관광은 해서 무엇하냐고....

여든 셋이 되신 아버님께서 통일을 보신다면 얼마나 좋을까?

조국을 위해 산화하신 영령들을 추모하는 현충일에 통일을 염원하고 왔으니 다행이다.

그러나, 뿌듯함 보다, 그 만큼 가슴이 더 아프다.

제발 좋은 쪽으로 남북관계에 변화가 일었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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