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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여행/동해안 북부

문학도들의 강원도 고성 여행 2 새벽에 일찍 잠에서 깨어났다. 마루에 켜놓은 등이 너무 예뻐서 사진을 찍고, 특이한 감자 사진도 찍고, 직사각형의 창을 통해 밝아오는 들판의 아침도 카메라에 담았다. 상큼한 공기와 깨어나는 들판의 기운에 몸을 맡기고 아침 산책을 했다. 부옇게 밝아오는 아침의 건강미가 온몸으로 느껴졌다. 야트막한 언덕에 박꽃이 환하게 피어 발길을 붙들고, 올해는 평생 피지 않는다는 고구마꽃이 피었단다. 나도 거의 말만 들었었는데, 고무마순들 사이에 커다란 나팔꽃 같은 고구마꽃들이 너무 예쁘게 피어서 정말 신기했다. 고구마는 원래 아열대성 작물이라 우리 나라에서는 꽃이 거의 피지 않는다고 한다. 나도 어려서부터 시골 고구마밭을 보았지만 꽃은 못 보았는데, 평생 처음 보는 사람들이 많다고 한다. 백년에 한 번 필까 말까 하다.. 더보기
문학도들의 강원도 고성 여행 1 문학도들의 강원도 고성 여행 몇 년을 별르기만 하다가 드디어 지난 여름에 고성에 가게 되었다. 문학회를 열성적으로 이끌어오시다가 정년퇴직 하신 선배님의 고향집 방문이었다. 해마다 맞이할 준비를 해놓고 기다리시노라고 했지만, 10여명이 시간을 맞추기 어려웠다. 다들 바쁘기도 하고.... 목동의 어느 아파트에 차들을 대 놓고 7인승 한 대로 출발을 했다. 올림픽대로를 타고 고고씽! 잘 뚫린 경춘고속도로를 타다가 44번 국도로 접어들어 강원도의 자연을 느끼며 인제로 접어드니 어찌나 기분이 상쾌하던지! 모두 콧노래가 저절로 나오고.... 드디어 기와집이 보였다. 나는 처음 방문이지만, 일행 중에는 10여년 전에 방문한 사람도 있어 찾기는 쉬웠고, 열렬히 맞이해주신 왕언니와 남편분! 역시 교육계의 대선배시고 오랜.. 더보기
울진 대게 만난 죽변항에서 추억에 잠기다 울진 대게 만난죽변항에서 추억에 잠기다다음 마지막 행선지는 울진 죽변항.1월은 대게철이라 가족들에게 대게를 먹이고 싶어서, 항구에 들렀다.대게 하면 영덕 대게가 워낙 유명하지만, 원래 울진대게가 옛날부터 임금님께 진상품이었다고 한다.영덕이면 어떻고, 울진이면 어떠랴? 다같이 동해에서 잡히는 대게니, 아무튼 아래로 자주 갔던 영덕 강구를 가기에는 시간적으로 무리가 따라서, 이번에는 죽변항으로 가기로 했다.조금 달리다 보니, 울진 대게 쉼터가 보인다.멋진 대게가 사람들을 유혹한다. 작은 섬과 파도, 주변의 하얀 백사장이 가슴을 탁 틔게 해 주었다. 조금씩 비가 흩뿌렸지만, 심호흡을 하며 동해바다의 정기를 들이마셨다. 대게가 어찌나 귀여운 모습인지! 죽변항에는 사람들이 참 많이 북적거렸다. 비가 부슬부슬 내리.. 더보기
황씨시조제단원黃氏始祖祭壇園, 평해황씨대종회平海黃氏大宗會 황씨시조제단원黃氏始祖祭壇園, 평해황씨대종회平海黃氏大宗會월송정과 함께 이번에 꼭 돌아보고 싶은 곳이 나의 뿌리인 평해황씨대종회와 이 제단원이었다.소식은 어렴풋이 듣고 있었지만, 별로 관심이 없던 터라, 조상님들에 대한 예의가 아닌 것 같아서이 참에 꼭 들르리라 마음 먹었다. 뭐 그렇다고 자랑하거나 우쭐거리려는 것은 전혀 아니다. 뭐우쭐거릴 것 하나도 없지만 말이다. 우리나라 성씨는 왕족도 많고, 양반 아닌 집안이 없다고들 한다. 그러나, 무심하게 지내던 뿌리에 대한 것을 생각해 보는 것도 의미가 있다는 생각이 든다. 겉치레만 화려하다고 성씨가 발전하는 것도 아니고, 제단원이나 종중을 잘 꾸몄다고 해서 더 잘되는 것 하나도 못 보았기 때문이다. 종친회라는 것과는 워낙 무관하게 살다보니, 이제사 다시 한번 생.. 더보기
울진 평해 백암온천, 월송정越松亭 울진 평해 백암온천, 월송정越松亭이번 나의 목적지는 바로 평해일원이다. 그 중 첫 번째 목적이 바로 백암온천이다.온천을 그리 즐기는 편은 아니지만, 이곳저곳 온천을 다녀보아도 내가 제일 마음에 드는 곳은백암온천이었다. 유황온천의 일종인데 잠시라도 몸을 담그고 나오면 피부가 매끄럽고 피로가풀린 듯한 기분이 들곤 했기 때문이다. 며칠 머물면서 온천이나 드나들고 글을 정리하고 싶었지만, 시간은 하룻밤 밖에 주어지지 않았다.오후 내내 부산에서 평해까지 피곤한 여정이었다. 바로 달려왔으면 좀더 일찍 도착했겠지만,여기저기 기웃거리다 보니, 예정보다 늦게 도착했다. 너무 앞쪽에 있는 곳은 아침에 붐빌 것같아, 고려호텔을 지나 뒤쪽에 피닉스호텔에 여장을 풀었다. 말이 호텔이지 시설은 정말 좀 그랬지만, 1918년부터 .. 더보기
병아리 시절을 찾아서 포항, 정확히 말하면 영일군은 나의 초임지가 있는 곳이다. 6학급, 100여명의 학생이 전교생이던 곳, 그런 산골 마을이었다. 지금은 이렇게 실버타운으로 변해 있었다. 식구들과 몇 년 전에 찾았을 때는 야영잠을 겸한 무슨 랜드였 는데, 지금은 실버타운으로 사용되고 있었다. 야트막한 산의 다복솔밭은 지금은 소나무가 무성해졌다. 그 사이의 진달래들은 지금은 산에 올라야 볼 수 있을 듯.... 그 때는 운동장에서 보아도 울긋불긋 아름다웠는데.... 이 학교는 양 골짜기로 건천이 흐르고, 그 합쳐지는 지점에 학교가 있었다. 폐교된지 15년도 넘었고, 건천으로 다니던 버스는 이제 둑길로 잘 다니고, 건천에는 대신에 한가롭게 물이 흐르고 있다. 도로로 사용하지 않으니 내의 기능을 제대로 하는 것일까? 그 때는 비가.. 더보기
경포대, 참소리 박물관 24일, 정말 비가 많이 왔다.원래 봉평 쪽으로 일정이 잡혀 있었으나, 허브나라 등에서 비 맞으며 진행하기란 쉽지가 않을 것 같아서, 일정을 바꾸었다. 참소리 박물관으로 향한 것이다.전에 작게 지어졌을 때 가 보았으나, 이번에 다시 간 건 매우 잘 한 일이었다.사유박물관이라는데, 친절하게 안내도 받고 보니, 참 인상적이었다.한 개인의 열정이 얼마나 대단한 것인지 알 수 있었다.100년전, 200년 전의 축음기와 유성기 소리를 직접 들으며 설명을 들으니 기가 막혔다.새로운 것에 대한 사람들의 기술이 얼마나 대단한 것인지 알 수 있었고, 그 사람들의그런 노력이 없었더라면, 오늘날 우리가 누리는 모든 것이 이루어질 수 없었을 것이라는 사실에 머리가 숙여졌다.특히 에디슨의 그 열정과 천재성에는 새삼 감탄하지 않.. 더보기
비 내리는 정동진 정동진.마음이 허전할 때면 다녀오고 싶은 곳 중의 한 곳이 바로 정동진이다.버스 2대, 떼거지로 몰려서 갔지만, 정동진은 역시 마음에 든다.여럿이 있어도 혼자일 수 있는 곳, 혼자 있어도 여럿이 될 수 있는 곳.그 곳이 바로 정동진이다.여러 번 갔지만, 이번엔 오랜만에 갔더니 역시 새롭다.늘 썬크루즈쪽으로 갔었는데, 이번엔 그 쪽은 포기하고 아래쪽에서만 놀았다.보트도 타고, 바닷가, 그리고 작은 공원을 거닐면서 한가한 시간을 보냈다.멀리서 올려다 보는 거대한 배는 역시 위용이 대단했고, 이른 아침, 우산을 써도 비가 들이치는 바람에 옷과 가방이 다 젖었지만, 혼자 산책을 한 보람을고스란히 안겨주는 아름다운 풍경이었다.바위섬, 그리고 등대, 바다....그 곳에 내 마음 한 자락을 주고 왔다. 저녁 무렵에 .. 더보기
대관령 양떼 목장 대관령 양떼목장직장에서 1박2일 여행을 떠났다.11시쯤 흐린 가운데 떠났는데, 차가 꽤 밀렸다.점심을 3시에나 먹고 다다른 곳은 바로 양떼목장이었다.앙증맞고 예쁘고 눈이 시원했다.물론, 그림으로 보고 상상했던 이미지와는 차이가 있었다.생각보다 양떼가 너무 적었다는 것, 양들의 색깔이 너무 누렇다는 것이 실제와 상상과의 차이점이었다.동물원에서 양을 보았을 때 물론 양들의 색깔이 그림처럼 희지 않다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실제로 본 양들은 우리들의 생각 속의 그 이미지보다는 귀엽지도 않았다.또, 양들의 속성을 듣고는 소름까지 돋았다.순한 양....이라는 이미지와는 차이가 많다는 것이었다.양들은 여름에는 동료들이 시원할까 봐 서로 몸을 비비고 붙이고, 겨울에는 오히려 따뜻할까봐 서로 떨어진다는 것이다. 진위여.. 더보기
아, 그리운 금강산!/고성 통일전망대 현충일. 고성 통일전망대를 다녀왔다.가평의 설악면을 들렀다가 예전 비포장으로 꼬불꼬불 넘어가면 짠! 하고 나타나던 홍천강이생각났다. 지금은 길이 무척 잘 뚫려 있었다. 멀미가 날 정도로 꼬불꼬불한 길을 지나, 홍천강도 지나, 결국 목적지를 고성으로 잡고 올라갔다.44번, 46번 국도를 끼고 돌아드는 산길과 골짜기, 숲의 정기를 마시며 진부령을 지났다. 드디어 동해가 나타나고, 해안도로를 따라 고성에 도착했다.초입까지는 가 봤지만, 늘 시간이 어중간하게 맞닥뜨려 통일전망대까지는 가 보지 못했다.출입신고를 하고, 강당에서 관람교육을 받고, 승용차를 타고 드디어 민통선을 지났다. 간간이안내를 하는 사람들이 보이지 않았다면논밭에서 일하는 사람들로만 봐서는 여느 농촌과 다름없는 평화로운 풍경이 이어졌다.162계단.. 더보기
속초 해맞이 공원 속초 터미널에서 버스를 타야했지만, 설악산 입구 해맞이 공원에서 탈 수 있다고 했다.원래 출발 시간은 막차로 잡았으나, 귀가 시간의 부담 때문에 그 전 시간에 출발하기로 하고 우리는 해맞이 공원에서 한가한 시간을 보냈다. 마지막으로 시원한 동해바다를 마음껏 보고, 여유롭게 벤치에 앉아서 낚시하는 사람들도 구경하고, 떠내려오는 미역도 건져가며, 공원에 전시된 조각들도 감상할 수 있었다. 바닷가에 서 있는 소나무들은 언제나 마음 든든하면서도 아련한 외로움을 동반한다.푸른 바다를 배경으로 서 있기 때문이리라. 황량한 바람에도 견디는 그 소나무들의 의연함을 생각하며, 푸른 바다와 푸른 소나무의 조화에 감탄하지 않을 수 없었다.해당화는 군데군데 피고 있었고, 어떤 곳에서는 빨간 열매를 달고 있는 것도 있었으니, .. 더보기
밤바다에서 밤바다에서우리의 숙소는 삼포 포레스코였다.도시에서는 주변이 불야성을 이루지만, 한적한 포구는 주변이 너무 깜깜하다.콘도와 해변의 불 외에는 사방이 칠흑같은 어둠이다. 별이 안 보여 유감이었다.별이 보였다면 엄청나게 반짝거리지 않았을까?여름이라 사람들을 그냥 두지 않는다. 다양한 이벤트가 사람들을 유혹한다.품바공연이 우리들을 마음껏 웃겨 주었다. 여장을 한 남자의 쭉 뻗는 몸매...한창 공연에 열을 올리는 남자분.... 아직은 본격적인 피서철이 안 되어 사람들은 생각보다 적었지만, 7월말-8월초가 되면 더욱 붐비겠지. 내용은 잘 생각이 나지 않지만, 위험한 묘기를 보여주곤 했는데, 재미있기도 했지만 웬지 애처롭게 느껴졌다.좋아서 하는 일이기는 하겠지만, 호구지책의 의미가 더 강하게 보였기 때문일까? 흥겨운.. 더보기
동명항의 다알리아꽃 동명항에서겨울에 동해바다가 보고 싶어 문득 찾았을 때는 천막들이 즐비했었다.아침에 출발하여 새로 뚫린 미시령쪽 길을 따라 유유히 갔는데도 점심을 동명항에서 먹을 수 있었다. 아래쪽 노점에서 횟감을 골라서 천막집에서 회를 떠서 먹었다. 그 싱싱함에 술맛도기가 막혔고, 주변 작은 해수욕장의 겨울 바다도 마음껏 감상할 수 있었다.돌아올 때 재수없게도 과속카메라에 찍혀 속이 상했던 경험만 빼고....여름 동명항엔 사람들로 붐볐다.아직 해수욕하긴 이른 7월 중순이었지만, 동명항을 아는 사람들은 여기를 빼놓지 않고들르게 되므로....사람들의 체취를 흠씬 느낄 수 있는 곳....그 천막들은 하나도 없고 어느 새 깔끔한 회센터 건물이 방파제쪽에 크게 자리잡고 있었다. 바닷가에서 저렴한 회맛을 보리라던 기대는 물건너 갔.. 더보기
갯배가 되어 속초 아바이마을은 갯배를 타고 들어간다. 속초 하면 설악산과 바다만 생각하고 오는 경우가 많은데, 이 곳을 잘 알고 있는 후배 덕분에 정말 뜻깊은 체험을 하게 되었다. '아바이마을'은 이름처럼 함경도 실향민들이 정착해서 살고 있는 마을로 '아바이순대'가 유명하고, 영화 '가을동화'의 촬영 장소로 더욱 유명해진 곳이다. 청초호의 일부인 여기를 갯배로 건너야하고, 건너편이 바로 아바이 마을이다.청호대교가 보이고 그 아래쪽이고, 그 뒤쪽은 바로 백사장이 있는 해변이다. 위 사진은 아바이마을 쪽에서 본 속초시내쪽 풍경이다.저 쪽에서 건너편으로 건너면 바로 청호동, 속칭 아바이마을이다. 갯배를 소개하는 안내판이다. 가을동화의 주인공 '은서' 송혜교 사진이 곳곳에서 사람들을 맞는다. 내 이름은 갯배랍니다. 전국에 .. 더보기
호수 예찬/청초호에 묶이다 호수는 아련한 슬픔을 동반하여 내게 다가오곤 한다.자세히 보면 더러운 물에 무에그리 감동하느냐고 비웃는 사람도 많지만, 자세히 보면 무엇이든 대체로 아름답지 않다는 것을 우리는 알고 있지 않은가?호수는 거대한 물을 담고 있다는 사실 하나 만으로도 숭배하기엔 충분하다.낮아지지 않고서는 물을 품을 수가 없다. 그 많은 물을 품어 주변에 살 기운을 열어주고, 그 댓가로 때론 깨끗하지 않은 것들도 모여들지만, 그들 역시 호수의 손님이 아닐까?밤이면 호수는 더욱 유용하다.찬란한 불빛까지 품어 두 배,아니 열 배로 그 빛을 확대시켜 세상을 비춘다는 것을 사람들은 알고 있을까? 달빛도 두 배, 일렁이기라도 하면 서너 배는 되지 않는가? 호숫가 가로등도, 음식점의 불빛도 호수에게 오면 더욱 반짝이며 커다란 빛을 내는 .. 더보기
설악 운해(雲海) 설악 운해(雲海)비는 멈출 기미를 보이지 않아도 버스는 이미 설악산 입구에 닿았다.고향이 속초여서 가이드 역할을 하는 후배 덕분에 저렴하게 곳곳을 돌아보게 된 여름 여행. 모처럼 우등고속버스를 타고, 시내에서는 시내버스와 도보를 이용하여 알찬 1박 2일의 여정을 잡았다. 하루는 아주 날씨가 좋았는데, 두 번째 날은 그칠 줄 모르는 비가 마음을 무겁게 한다. 우리들 마음은 아랑 곳 하지 않고, 나무들은 빗물을 쪽쪽 빨아먹어 생기가 넘친다. 8월의 나무와 풀들은 최대의 전성기를 누리면서, 비오는 날의 포식을 더욱 즐기고 있었다.다시 찾은 권금성, 케이블카아는 예전과는 다른 세련된 모습으로 우릴 맞았다.'비가 오면 비가 오는 대로 볼 것이 많을 거야. 왔으니 올라가야지....'라는측과'비오는데 뭔 케이블카야?..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