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이 곳을 지난다.
아침엔 시간에 쫓겨 물안개 낀 풍경도
아스라이 피어오르는 아침호수의 고요함도
카메라에 담을 시간은 없다.
큰 도로라 위험하기도 하고, 시간을 내어 곁길로 돌아가야 차를 세울 수 있으니..
저녁은 매일 어둠이 깔려 지나간다.
오늘은 아직 조금 남아 있을 때 지나가서 잠시 곁길로 나가 호수를 바라볼 수 있었다.
길 북쪽으로 큰 도로가 생겨
운치는 훨씬 덜해졌다.
길 오른 쪽으로는 호수를 바라볼 수 있는 음식점들이 더 많이 생겼지만,
나로서는 물왕저수지의 고즈녁함이 실은 아쉽다.
한 번씩 돌아보면 마음이 편안해지곤 했는데...
요즘은 낚시터로 변하고 있는 느낌이다.
이 길 반대편쪽으로는 조용한 대신,
낚시자리가 너무나 많아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물왕저수지를 지날 때마다 기분은 좋아진다.
오늘 호수의 물빛은 어떨까?
매일 똑같은 호수 같지만, 보기에 따라서는 얼마나 변화무쌍한지....
혼자서 바라보아야만 하는 머쓱함.
주변에 댄 차들은 모두혼자가 아닌 것같았다.
부러움 삼분의 일, 당당함 삼분의 이
호수를 그저 호수로 바라볼 수 있으려면 혼자가 가장 적당하니까...
'이 아름다움을 나만큼 느낄 이가 이 중에 누구냐.....'
호수는 그저 호수다.
불빛이 물에 일렁거리면, 마음도 따라 일렁거리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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