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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시

가을/벌레/송태옥

가을

송태옥

폐활량이 정상인의 50%도 못되어 산을 오르지 못하는

호흡기장애인인 나는

산을 오르지 못하니까

기도원 산을 천천히 마냥 기어서 걸으며

마음껏 단풍을 감상하지요

장애는 더 이상 장애가 아니라

장애이기 때문에

하나님을 찬양하는 도구가 되지요

기어서 기어서 마음껏 단풍을 음미하며

하나님을 찬양하지요

벌레

벌레 한 마리가 오늘 내 손바닥 위에 앉았다

이벌레가 죽으려고 환장을 했나? 하고 생각하다가

문득 생각했다

이 우주를 만드신 하나님도 이와 같으시지않을까?

나는 하나님 손바닥 위에서 노는 거라고

아니 벌레만도 못한 거라고

내 한 목숨, 내 인생 하나님 손에 달려있다고

하나님의 뜻에 따른 거라고

-송태옥 시인 첫신앙시집 <인생의 길을 위하여>,예영시선,2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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