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단상

고운 단풍의 배웅을 받으며 떠나시는 겁니까?

올해 단풍이 유난히 고운 것 같다.

그리 바람이 많이 불지 않아서인지, 작년에 비해서 아름다운 빛깔을 오래 즐기게도 해준다.비록 스쳐가면서 그저 바라보기만 할 수 밖에 없지만, 가을은 그렇게 막을 내리고, 겨울 초입의 매서운 바람과 때론 훈훈한 바람 사이에서 11월이 그렇게 가고 있다. 소요의 계절이건만, 거닐 수 있는 시간은 없고, 대신 급히 떠난 사람들의 뒷모습만 그리워하고 있다.

얼마전 급작스런 교통사고로 그리 활발히 활동하시고 시극을 열정적으로 공연하고사랑하시던 노명순 시인께서 먼 곳으로 떠나셨다. 심한 부상으로 고생을 그리 하시다 가시니, 이젠 부디 편히 쉬시옵길~~!! 시제를 간단하게 지내고 아직 성례를 치르지 못한 자녀들, 함께 교통사고를 당해 충격에서 헤어나지 못하는 부군을 보면서 정말 삶은 순식간에 끝날 수 있다는 상실감에, 너무 허탈하다.

어제 또 부음을 들었다. 시조를 쓰는 후배 정경숙 시인이 결국 세상을 떠났단다. 참 열심히 사는 후배였는데.....위암을 너무 늦게 발견하여 수술도 못 하고 중단하고, 사표 내고 친정 쪽으로 이사를 했었는데, 보살핌으로 많이 호전된 줄 알았다. 얼마 전 지인들과 식사까지 했다 해서 안심을 했더니, 급기야 떠났다는 소식으로만 돌아오고...

오늘 장례식에도 못 가고 보니 더욱 마음이 아프다. 나도 어제 중요한 행사를 치르느라, 행사 뒤의 허탈함인지 몸 상태가 매우 좋지 않아서....기어서라도 다녀왔어야 마음이 편할 텐데, 한숨 자고 일어난 시간, 잠이 오질 않는다. 부디 저 세상에선 아프지 말고 편히 쉬시길~~

두 분 모두 고운 단풍의 배웅을 받으며 떠났을까? 단풍빛이 유난히 오래 고우니 말이다.....

'단상' 카테고리의 다른 글

둥~~떠서 지내는 날들  (4) 2010.12.20
첫시집  (23) 2010.11.19
담쟁이들아, 안녕~~~  (5) 2010.10.26
기쁜 소식, 그리고 명절후유증  (4) 2010.09.25
여름 후유증, 기도 &  (6) 2010.08.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