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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상

기쁜 소식, 그리고 명절후유증

1

먼저 기쁜 소식 한 가지.

3월부터 준비해서 심혈을 기울였던 일 한 가지가 좋은 결실을 보았다.

어찌나 기쁘던지!

아직도 마지막 관문이 남았지만, 50%가 걸러져서 최소한의 등급은 받을 수 있기 때문에

10월이나 11월까지 긴장해서 준비할 일이 남았지만 기분이 너무 좋았다.

2

두 번째 기쁜 소식 또 하나.

새로 오신 교감이 너무 좋은 분이 오셔서 직장이 모두 너무 기쁜 분위기이다.

인품도 좋으시고, 찬찬하면서도 정이 어찌나 많은 분이신지, 축하를 하러 오시는 분도

많고, 베푸는 마음 또한 대단한 분이시기 때문이다.

또한 나와는 잘 아는 분이기도 하고, 시조를 쓰시는 분이시니 나로서는 더욱 금상첨화

인 셈이다. 아동들 지도도 하고, 시조에 대한 연구도 겸한 시조연구회가 있는데, 거기에

나와 같은 멤버시고, 전부터 자주 뵙던 분이라 천만다행이다. 앞으로 지낼 날들이 그 분

때문에 더욱 행복하리라는 예감이다.

3

해마다 명절이면 겪는 일이지만, 올해도 혹시나~ 했더니 역시나~다!

고향행은 애초에 포기를 했다.

그래도 올해는 작년 보다는 두 딸이 다 있으니, 좋아하는 부침개는 넉넉히 하기로 했다.

좋아하는 것들을 하다 보니, 양도 많아지고....

애들이 도와서 잘 끝내긴 했지만, 부치는 거야 도와준다 하더라도 준비하는 일은 모두

내 몫!

게다가 모처럼 연휴라 미뤄두었던 김치까지 담궜더니, 완전히 파김치가 되었다.

배추니, 무우니, 양념값이 어찌나 비싼지, 혀를 내두를 수밖에 없었지만, 몇 번 사 먹어

보니 역시 김치는 맛도 그렇고, 양도 감질나서 도저히 견딜 수가 없었다.

이제 시어머님은 거의 아무 것도 못 하시고, 시아버님께서 도와주시겠다고 하셨지만, 내

손으로 하고 마는 게 낫지... 일요일엔 김치거리 장을 봐오고, 월요일엔 오전에 일찌감치

추석장을 보고, 김치를 담그기 시작했다. 장을 같이 봐준 큰 딸은 학교에 가고 혼자서 오

후내내 담그고 뒷정리까지 끝내고 나니 밤이 늦었다. 온몸이 어찌나 쑤시는지....

다음날은 추석음식을 장만했다.

작은딸까지 쉬게 되어 셋이서 부침개를 만들었지만, 이번엔 좋아하는 걸 다 해 달래서 이

것저것 부칠 준비를 하고, 애들과 함께 했지만 시간이 많이 걸렸다. 다행히 이번엔 전기프

라이팬을 큰 걸로 새로 장만해서 전보다는 시간이 단축되었지만, 아이들도 넉다운되고...

나는 또 다른 음식들 준비를 마치고 나니 저녁 7시.

그래도 예년보다는 빨리 끝난 셈이라 좀 쉴 수 있었다.

직장일도 연휴 끝나면, 평가가 바로 있어서 머릿속이 복잡하고, 또 개인적으로 준비할 것

이 두 가지라, 친정어머니께는 못 간다고 양해를 구했지만, 마음이 짠하다. 마침 내일 여주

에 볼일 보러 오신대서 잠시 가서 뵙기로 하고 나니 마음 한 쪽이 따뜻해온다.

추석날은 작은댁에서 손님들이 오셨지만, 일부만 대접하고 아이들과 농장으로 갔다.

작은 딸이 추석다음날부터 출근이라, 농장에 가고 싶어했고, 집중호우가 쏟아져서 걱정도

컸기 때문이다. 오후 늦게 갔더니, 별 피해는 없었지만, 햇빛과 비가림용으로 커다란 마루

쪽으로 쳐 놓은 천막이 난리가 났다. 전기판넬을 살짝 켜 놓고 널어놓은 고추도, 생각보다

잘 마르지 않았고.....역시 말리는데는 온도도 중요하지만 적당한 바람이 필요한가 보다.

시누이네와 다른 손님들은 이번에 연휴가 길어서 당일날 오지 않고 나중에 온다고 했지만,

그래도 마음이 편치않아서 해가 지기 시작하자 집으로 출발했다. 손님들은 다 가셨지만,

뒷처리가 만만치 않아서 정리를 하고 보니, 또 늦은 시간...

연휴 다음날은 시누이네와 농장에서 만나기로 했는데, 머리도 아프고 온몸이 쑤셔서 도저히

갈 수가 없었다. 죄송했지만 뭐 어쩌랴? 집에서 쉰다고 했다. 모처럼 만나서 인상 쓰는 것 보

다 나을 것 같아서....약 먹고 하루종일 뒹굴뒹굴 했는데도 몸은 영 좋아지지 않아서 오후에

찜질방을 갔다. 맛사지를 좀 받고, 한증막에서 찜질도 좀 하고 돌아오니 몸이 한결 가벼워졌

다. 명절 후유증, 정말 어쩔 수 없나 보다. 금요일 오전까지 푹 쉬고 나니, 회복이 웬만큼 되

었지만 어깨는 아직도 쑤신다.

오후 늦게 은행 볼일을 보고, 딸들 픽업을 갔다. 수업이 끝난 큰딸을 데리고 신촌으로 가서 저

모처럼 춘천닭갈비를 맛있게 먹고 백화점과 근처 쇼핑도 하면서 시간을 보내다가 또 이대 쪽

으로 가서 작은 딸을 만났다. 아르바이트가 끝나기까지 30여분을 기다리며 가볍게 쇼핑도 하

고, 오후에는 무척 많이 걸은 셈이다. 모처럼 픽업을 나가서 딸들과 대화를 나누니 기분이 좋

았고, 신촌과 이대쪽 바람을 쐬니 젊어진 기분이랄까? 딸들이 기뻐해서 더 좋았다.

늘 바쁜 엄마라, 낙동강 오리알들처럼 키웠으므로 작은 배려에도 감사하는 딸들이 이쁘다. 남

편은 일 보러 나가서 딸들과 못 어울린 것에 질투를 느낀다고 너스레를 떨었지만....

이제 날이 밝으면 얼른 어머니를 뵙고 와서 일요일은 이제 밀린 컴퓨터 작업도 하고, 마음의

무장도 단단히 해야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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