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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여행/서해안 북부

석모도 이야기 1(내용 사진 첨가)

석모도 이야기

 

2012.7.12-13

 

직장에서 석모도로 단체 연수를 떠났다.

금요일 퇴근 후에 출발을 하기로 했지만, 나는 오후에 출장을 다녀와야했다.

나 때문에 늦게 출발할 수는 없기에 출장지에서 양해를 구하고 중간에 빠져나왔다. 차량 두 대는 부지런히 출발하고, 별 이상없이 강화도 외포리 선착장에 도착했다.

버스 두 대를 배에 싣는 것이 너무 신기했다. 맨 먼저 우리 전세버스 두 대가 가운데 일자로 나란히 자리 잡으면, 승용차들이 연달아 들어와 양쪽으로 빼곡이 두 줄로 섰다. 양쪽의 차머리는 반대 방향으로 향하고.....

 

 

 

 

 

 

 

 

6시 30분, 배는 출항하고 갈매기들이 달려든다. 얼른 버스에서 내려 갑판 위로 올라갔다. 시원한 바닷바람, 바닷물을 가르며 달려가는 배, 일부 승객들이 새우깡을 손에 잡고 내밀자 통통한 갈매기들이 떼를 지어 달려든다. 와, 그 탄탄한 배, 탄탄한 날개, 힘찬 날개짓에 에너지가 충만하다. 주변을 겨우 둘러보는가 싶은데 벌써 내려와서 차에 탑승을 하란다.

내릴 때는 바깥쪽을 향한 승용차가 다 빠져 나가고, 그 반대편의 차들도 유턴을 해서 다 빠져나간 후, 우리 버스는 후진을 여러 번 하며 차를 돌려 빠져나왔다. 버스 두 대 싣는 것이 아주 신기한 경험이었다.

 

 

 

 

우리가 먼저 들른 곳은 예쁜 펜션타운. 숙소를 확인하고 각자의 방에 집을 풀었다. 바다가 저 만치 보이는 예쁜 펜션. 참가한 직원이 70여명이라 여러 채에 나누어 자리를 잡고 바로 저녁 식사장소로 이동했다. 저녁 식사는 주변의 어느 횟집. 꼬불꼬불 길을 따라 20여분 가니 횟집이 몇 군데 있는 곳에 도착했다. 밴댕이무침을 약간의 서비스로 주는 것으로 석모도에 온 것이 실감이 났다.

 

 

 

석모도, 몇 년 전에 왔던가? 네비게이션도 없던 시절인데, 무조건 해안가를 달렸는데 보문사로 간다는 것이 길이 끊어진 곳으로 가서, 그 해무에 반해서 그 바닷가에서 놀다가 그냥 돌아왔던 기억이 있다. 물론 선착장 근처에서 밴댕이회를 먹었음은 물론이다.

맛있는 회와 더불어 직원들의 화기애애한 정이 오가고, 술도 오가고.....그렇게 시간이 무르익었지만, 횟집의 직원들이 막배로 퇴근해야 한다고, 시간이 짧았다. 전에는 배가 일찍 끊겼던 기억이 나는데 요즘은 9시까지 운행을 한다고 하니, 많이 길어져서 다행이기도 하다.

 

 

숙소에 도착하니 10시 쯤, 다시 2차 파티가 시작되었다. 메인 모임장소와 또 다른 곳 두 곳으로 나누어 준비해온 안주와 과일, 술, 음료수를 들며 화기애애한 시간을 가졌다. 한 곳은 모기퇴치를 위한 딱딱이 시설과 조명등 설치로 모기가 별로 없었는데, 메인 장소에는 화단과 숲이 가까워 모기들에게 피를 엄청나게 뜯겼다. 모기에게 잘 물리는 나로선 정말 견디기 힘들었다. 모기퇴치용 약을 가져갔어야 했는데 화장대에 내 놓고 못 가져간 것이 큰 불찰이었다. 다른 사람에게 좀 얻어 바르긴 했지만, 초기에 물린 곳이 어찌나 많은지 내내 긁을 수 밖에 없었다. 빗방울도 조금씩 떨어지고 모기도 심각해서 다시 넓은 방으로 이동해서 일부의 파티가 이어졌다.

 

 

다른 곳에서는 앞동의 사람들이 모두 모여 화기애애한 시간을 가졌으므로 거기에선 모기가 별로 없어서 무척 다행이었다. 아름답게 가꾼 주변을 바라보며 서해 바다의 밤공기가 시원하고 무더위를 많이 느낄 수 있어 즐거운 시간이었다. 만약 날이 맑았다면 무척 총총한 별들을 볼 수 있을텐데, 흐리고 비까지 조금씩 흩뿌려서 좀 안타깝긴 했지만, 상큼한 공기에 모두 머리가 맑아진 듯 즐거워했다.

 

 

이틑날 아침, 일기예보와는 달리 날씨가 흐리기만 했다. 비를 각오했는데 흐리기만 한 날씨가 무척 다행스러웠다. 아침에 산책을 했다. 펜션 타운에서 저만치 바다가 보였는데, 마을과 논을 사이에 두고 바다가 보였다. 한 후배와 함께 산책길에 나섰다. 좁은 언덕길을 내려 가니 농로가 나타나고 벼들이 익어간다. 마을 쪽으로 걸어가 보니 정겨운 시골집들이 몇 채 있고 마을회관도 보였다. 벌써 이런 저런 일을 보는 마을 사람들의 모습도 보였다. 농로를 걸어 바닷가로 갔다. 보기 보다는 한참이 걸렸지만 아침 공기를 마시며 피어나는 꽃들과 풀들의 싱그러움에 기분이 덩달아 상쾌해졌다. 논 한 켠에는 양어장도 보이고, 멀리 보이는 돌출된 땅과 바다가 그리는 선이 아름답게 보였다. 돌아오는 길에는 차도를 따라 걷다 보니 식당이 보이고, 길 따라 집들마다 텃밭에서 예쁜 꽃들과 야채, 과일들이 익어가고 있었다.

 

 

펜션 가까이에 있는 작은 초등학교로 들어갔다.

그야말로 탄성이 저절로 나오는 아름다운 학교였다. 언덕에 있는 건물 앞 화단에는 온갖 꽃들이 제각기 자태를 뽐내고 있었다. 쪼그리고 앉아 꽃들을 보노라면, 바다가 배경으로 앉아 꽃들을 더욱 아름답게 받쳐준다. 나리꽃, 백일홍, 옥잠화, 나팔꽃.....언덕 아래 있는 운동장, 그리고 또 그 아래 펼쳐진 바다가 그야말로 한 폭의 그림 같았다.

‘아, 여기서 근무하고 싶다.’

그런 생각이 막 샘솟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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