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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여행/서울시내

63빌딩 나들이

12월 첫 토요일 동생들이 상경했다.

목적은 하나 남은 사촌여동생의 결혼식이었지만, 손님은 내가 치뤘다고나 할까?

결혼식이 토요일 저녁이어서 하룻밤 자고 가게 되었다.

물론 작은아버지댁에서 자고 가라고 하셨지만, 아버지 형제분들이 7남매라 사촌들의 숫자만 해도 25명이고, 다 결혼을 했으니 부부 합하면 50명이 되니 수용하기도 힘들다. 이번에 본 사촌동생의 남편까지 합해서....그 자식들까지 다 합하면 뭐 기하급수적이기 때문이다. 이번에 참석한 사촌들과 그 자녀들이 합해서 3,40명이니....절반 정도 참석한 셈....  1세대분들만 거의 남아서 작은댁에서 주무시고 밤늦게 각자 직계 형제들이 있는 곳을 들르는 분위기....

 

그리고 나 혼자 서울에 살다 보니, 내가 주로 친정인 대구로 내려가게 되고 동생들은 우리 집에 올 기회가 별로 없다. 또 시부모님과 늘 함께 살다 보니 서울에 올 일이 있어도 묵고 가는 일은 잘 없었던 것이 맏이인 누나로서 늘 미안했던 터라, 아무리 바쁜 나이지만 이번에는 동생들과 조카들을 붙잡았다.

잠만 자고 일찍 내려간다는 것을 조카들에게 가까운 곳 구경이라도 시켜주겠다고 나섰다.

집에서 10분 거리인 여의도 63빌딩으로 낙착을 보았다.

우리 딸들은 코엑스 아쿠아리움을 추천했지만, 대구로 내려갈 시간도 고려하고 해서......

 

 과로로 토요일 일찍 움직이려 했지만 몸이 말을 듣지 않아서 9시에 미용실 가려던 것이 좀 늦어져서 미용실 들렀다 와보니 이미 동생들이 일찍 도착했다. 점심은 중간에서 먹고 오려니 생각해서 미용실 들렀다 다음날 아침거리 장을 봐오니 1시가 넘었다. 혹시 차 밀릴까봐 정심없이 올라왔다고 했다. 그래서 급히 중국요리 몇 가지 시켜서 점심을 먹였는데 (입이 많으니 비용이 상당하네......형편대로 해야지뭐.....)

 

 고양시에 있는 결혼식장에서 4시에 결혼식을 보고 식사를 한 후, 작은아버지댁으로 모두 움직였다.

 김포에 사시기 때문에 가는데도 시간이 걸렸지만, 시골에서 오신 분들이 새집 짓고 처음 오신 거라 이번에는 삼촌이 손님맞이 준비를 아주 철저히 해두셨다. 저녁을 먹었는데도 또다시 잔치상이 이어지고.....사촌들이 모처럼 많이 모여서 시끌벅적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멀어서 못 온 사촌들이 많아서 그렇지 아마 다 모였으면 앉을 자리도 없었을 지도 모른다.

 

나는 작은아버지라는 호칭 보다 막내삼촌이라는 호칭이 입에 익어서 아직도 삼촌이라 부른다. 대구에서 우리 집에서 함께 오래 살았기 때문에 우리 형제들과는 더욱 긴밀한 편인데 김포에서 큰 농원을 하신다. 서울시내에서 하시다가 김포공항 확장으로 보상을 받아서 시골로 이주를 하셨는데, 시내에 있을 때보다 더 수입이 좋다고 한다. 하우스도 하고 가게도 겸하니....또 사촌남동생 부부가 가업을 이어 함께 하다 보니 아주 호황이다. 몇 년 전에 새로 집을 잘 지으셨는데 나는 1년에 한두 번은 들른다. . 우리 친정어머니가 허리와 다리가 아프셔서 오랜 시간 차 타기가 힘들어못 올라오신 것을 무척 안타까워 하셨다. 나 역시 너무 속이 상했다.

 

세월의 힘이 어찌나 무서운지....

제일 맏이인 큰고모, 큰아버지와 셋째 작은아버지도 몸이 안 좋아 못 올라오시고, 큰어머니는 셋째작은 어머니는 이제 멀리 혼사는 못 다니겠다고 이번이 마지막이라고 하셔서 가슴이 아팠다.

 

요즘 결혼식이나 장례식 등이 그저 식장 위주로 진행되다 보니, 거의 식 보고 헤어지는게 다반사라, 이번에는 그래도 많은 얘기들을 할 수 있어서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12시가 넘어서 집에 도착했지만, 모처럼 상봉에 그냥 잘 수는 없지...

다시 맥주 파티가 이어지고.....

 

아침엔 일찍 일어나 열심히 음식장만을 해서 먹였다.

대식구이니 먹고 치우는데도 시간이 걸리고.....

그리하여 드디어 조카들이 기대가 큰 63빌딩으로 향했다.

 

나는 학교에서 아이들 데리고 여러 번 가본 곳이지만, 서울에 살면서도 안 가본 사람도 많다고들 한다. 우리 남편은 아직 한 번도 안 가본 사람 중의 한 사람이다. 이날도 급한 일이 있어 역시 빠지고...

 

아무튼 조카들이 좋아한 건 물론이지만, 동생들이 더 좋아하는 듯....

63수족관을 먼저 보았는데, 여러 번을 가도 새롭게 눈에 띄는 동식물들이 있는 것 같다.

이날은 펠리컨이 매우 인상적이었다. 물고기 이름들도 어찌나 다양한지.....

 

63전망대는 나에게는 싱거웠지만, 다들 무척 좋아했다. 쾌청하지 않아서 가시거리가 좀 넓지 않아서 아쉽기는 했지만....늦은 점심을 지하 음식 코너에서 또 맛있게 먹었다...모든 비용을 내가 다 댔기 때문에 다소의 출혈은 있었으나, 동생들과 조카들이 좋아하는 것을 보니 너무 흐뭇했다. 어머니와 막내인 둘째 남동생부부가 못 와서 함께 했으면 좋았을 텐데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