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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여행/서울시내

경복궁3/굴뚝에 반하다

정말, 이번에 경복궁을 돌아보며 너무나 놀란 것이 바로 이것이다.

바로 굴뚝이다.



교태전.

중전마마가 거처하시던 곳이다.

중전마마는 왕 못지 않게 바쁘셨던 분이었다고 한다.

궁중의 내명부만 관리할 뿐만 아니라, 사대부가, 지방 관리들의 부인들까지도 다 직첩이 내려졌다고 하니,

그 업무가 대단했을 것이다.



이 아름다운 굴뚝을 보라.

무늬의 화려함, 벽돌빛, 벽돌에 새겨진 벽의 무늬까지.....


후원의 아름다운 굴뚝.

붉은 벽돌로 쌓고 하얀 회를 바르고, 지붕을 덮고, 그 끝은 연기를 빠지게 얹어놓았으니.....

그 뒤의 담 또한 아름답기 그지 없다.


아!

탄성이 저절로 우러나오게 한 아미산의 굴뚝!

교태전 후원에 조성한 정원을 아미산이라고 했다고 한다. 중국의 아미산을 본따서 만든

것이라고 하는데. 이 정원과 어우러지게 굴뚝벽에 벽화를 그려 주변과 어우러졌으니

이 얼마나 환상적인가!

볼수록 그 아름다움에 입이 다물어지지 않았다.

계절별로 이 곳에 와서 그 아름다움을 꼭 보고 싶어졌다.

봄에는 어떤 꽃과 나무와 어우러질까?

여름이면 어떠할까?

가을에 붉은 빛, 노란 빛, 감빛이 어우러지면 어떨까?

이 곳에 눈이 내리면 또 어떨까?


해설자의 말을 빌자면,

이 곳에 해가 질 무렵이면 너무나 아름다웠다고 한다.

가물가물거리는 굴뚝의 연기와 노을이 어우러지면.....





벽화의 무늬는 소나무, 대나무, 매화나무 등 사계절을 나타내는 것으로 아름답게 꾸며져 있다.

저 벽의 무늬 또한 어떠한가?

담벽의 무늬 하나하나에도 온갖 정성이 깃들여져 있었다.



교태전 밖에서 본, 아미산의 굴뚝과 그 출입문...

밖에서 보는 담의 무늬도 안과는 다르면서도 단정한 느낌을 주었다.




이것 또한 얼마나 아름다운가?

바로 자경전의 십장생굴뚝이다.

자경전이란 대비들이 계시던 곳이라고 하는데, 어머니의 만수무강을 기리면서

오래 사는 동물들만을 모아서 그려진 벽화이다.

이 굴뚝은 전각들의 방마다 굴뚝들을 다 이쪽으로 뺀 것이라고 한다.



왼쪽은 오래 사는 동물과 식물들을 모았다. 학, 사슴 등등...

오른쪽은 수생식물들, 연, 송이가 많은 포도 등을 그려, 만수무강과 자손번창을 기원햇다고 한다.



그 굴뚝의 윗벽.



이것은 바깥쪽의 담이다.

사계절별로 매화, 대나무 등 여러가지 무늬를 조각하여 화려하면서도 어찌나 우아한지!

발길이 떨어지지 않았다.



경복궁은 어느 구석에도 대충대충 해 놓은 곳이 없는 것 같다.

특히 보통 경복궁에 오면 근정전이나 경회루만 보고 가기 쉬운데, 이번에 찬찬히 둘러볼 수 있어서

정말 다행이었다.

굴뚝과 벽의 아름다움을 얻었으니, 얼마나 대단한 수확인가!

다른 분들도 경복궁에 가시면, 꼭 꼼꼼히 둘러보시라고 권하고 싶다. 해설까지 곁들여서 보시면

금상첨화이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