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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여행/남해안 서부

슬로시티 청산도, 느림의 미학

 슬로시티 청산도, 느림의 미학

 

첫날 서천에서 오후4시 정도 여정을 마치고, 부지런히 가장 먼 목적지인 청산도로 향했다.

정말 멀긴 멀었다.

아래로 아래로 내려가 목포 끝에서 또다시 아래로 아래로 향했다.

강진, 완도쪽으로 밤길을 부지런히 달려서 8시쯤인가, 드디어 완도 여객터미널 근처에 도착했다.

숙소를 잡고 보니 9시 쯤, 해변공원을 산책하다가 저녁 식사를 했다.

점심 때 회를 많이 먹어 저녁은 가볍게 먹기로 했는데 바닷가엔 횟집 뿐이고, 대부분 문을 닫는 분위기였다. 시즌이 아니라서인가?> 가벼운 것을 먹을 곳이 마땅하지 않았는데, 어느 횟집에 회덮밥을 한다고 해서 활어회덮밥을 아주 맛있게 먹었다.

 

드디어 다음날 4시에 기상을 하고, 완도여객터미널에서 차를 대기하고 기다렸다.

6사애 출발하는 배라사람은  웬만하면 탈 수 있는데, 차량은 수량이 한정되어 5시부터 기다렸다. 우리 보다 7-8대 가량이 먼저 줄을 서 있었다.

 

30분 전부터 차량운전자는 탑승을 했다. 사람들도 탑승을 시작하였는데, 아침해가 두둥실 떠오른다.

배에서 일출을 맞이하는 것도 처음인 듯....너무 황홀한 시간, 경건하게 맞이하였다.

 

 

50분 후, 드디어 청산도에 도착했다.

역시 기대를 저버리지 않는 아름답고 정겨운 풍경들이 기다리고 있었다.

골목길의 벽화가 소박하다.

 

 

 

 

청산도 슬로길 안내판...

사람들은 달팽이가 되어 느릿느릿 걷고 걸어 청산도 8코스 중 선택하여 관광을 한다.

차를 가져갔기에 더러는 차를 타고, 더러는 걸으면서 느림의 미학을 체험했다.

특히 서편제길 근처의 낯익은 풍경, 그리고 여인의 향기에 나오는 그 바닷가....

아, 정말 잘 왔다는 생각이 드는 그런 시간이었다.

 

 

 

꽃양귀비가 언덕을 온통 붉게 물들이는 곳.....

유채꽃은 이제 열매로 남고, 지금은 양귀비의 계절.......

계절의 유한함, 그 속에 내가 녹아 있구나!

 

식당 깃발이 '食'이라고 입구에 걸려 있었는데, 비수기라 그런지 텅 빈 오두막집....

조용한 곳이라 포즈를 잡고 찰칵!

 

 

산딸기꽃이 분홍빛으로 눈부시다

 

 

섬이라 뜨는 해도, 지는 해도 다 아름다우리라~

여기는 진산리, 해뜨는 마을이란다.

 

 

 

돌담길이 특별한 청산도....

이 곳은 상서리

투구새우가 동네의 상징인 곳.....투구새우 서식지가 보존되어 있고, 마을 길을 안내하는 바닥에도 투구새우가 그려져 있다.

 

 

 

상서리의 어느 집에는

돌담 위에 화초를 예쁘게 심어 참 운치가 있었다.

분홍빛 송엽국이 앙증맞게 피어 있다.

 

 

 

 

남도 갯길 6000리 푯말...

무슨 해수욕장 쪽에 세워져 있었는데 멋스럽게 느껴졌다.

 

 

 

이 청산도에서는 모든 게 느림을 강조하고 있다.

느림의 종...만지다 보니 종이 한 번 울렸다.

 

청산도에 며칠 머물면 저절로 달팽이가 될 것 같은~~!!

차를 가져간 덕분에 구석구석 볼 수 있었다.

봄에도 좋지만, 가을에 단풍길에 물이 들면 또다른 아름다움으로 사람들의 발을 멈추게 할 것이다.

딸은 1-8코스 곳곳에 놓인 스탬프 찍는 맛을 단단히 보아서 너무 행복해 했다.

작은 이벤트는 사람들을 더욱 행복하게 만든다는 사실을~~

 

점심으로 먹은 '전복 뚝배기'가 아주 맛있었다. 된장찌게인데, 아주 싱싱한 전복을 넣어서 너무 향긋하

고 쫄깃했다. 거기에 혹 해서 '성게비빔밥'을 놓친 것이 못내 아쉬웠다.

 

새벽부터 돌다보니, 3시 배를 탈 수 있었다.

승용차 때문에 1시 배가 떠난 직후부터 기다려야 했지만, 차를 대 놓고 마을의 벽화들과 청산초등학교에 들어가서 여유롭게 구경한 것도 좋았고, 학교 앞의 작은 화단에서 6월의 꽃들을 마음껏 바라볼 수 있어서 더욱 행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