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의 주파수
아파트 방 밑에도 물관이 있음을 잊고 살다가
아래층에서 물 샌다는 연락에
어디선가 새고 있을 물관을 찾는다
소리없이 흐르던 물관이 어느 순간 멈추거나 넘치면
물의 아우성이 시작된다고?
문이란 문은 꽁꽁 닫고 소리를 차단한 후
콘덴서 주파수 한 방에 그 물의 아우성이 정복되었다
소리없이 몸 속을 흐르던 혈관도,
곪고 터지고 금이 가 몸 한 쪽이 마비되고서야 정신이 번쩍 든다
끊임없이 물의 주파수가 왔던 줄도 모르고!
소리없이 몸 속을 흐르는 마음의 물관,
혈관보다 아프게 온몸을 후려쳐도
네가 떠난 뒤에 정신이 번쩍 든다
쉿! 도처에 물관이 흐르고 있다
-2013 문학과창작 여름호-
'발표시' 카테고리의 다른 글
스스로 팔 자르는 나무/참나마을 가을 둘레길 시모음집 (0) | 2015.01.09 |
---|---|
벚꽃 열차/2014 문학과창작 봄호 (0) | 2015.01.09 |
폭포 속에 사는 새 (0) | 2013.06.18 |
시간의 벽壁 (0) | 2013.06.18 |
제주 상사화 相思花 (8) | 2013.04.2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