벚꽃 열차
황경순
벚꽃 열차가
봄역 플랫폼으로
확
들어왔다
신호도 없이 전속력으로 들이닥쳐
심장이 딱 멈출 것 같다.
티켓도 없이
무작정 올라탄다
연분홍 객실마다 붕붕 떠돌며
환희에 찬 승객들,
올라간 입꼬리가 다물어지기도 전에
우수수 떨어지는 꽃잎들
두두두 저승꽃처럼 돋아나는 검은 반점들
벚꽃 열차는
일순간 딱 멈춰
한 냥 한 냥 선로를 이탈해 버리고
허전한 눈빛만
바람 맞는다
들어온 속도보다
더
무서운 속도로 떠나가는 봄
그
연분홍 바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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