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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여행/중국 구채구

중국 구채구 여행기 6/성도(청두) 낙산대불

다음날은 구채구에서 다시 성도(청두)로 돌아가는 날, 4시 30분에 기상하여 5시 30분에 공항으로 출발을 했다.

역시 도시락을 가지고, 빵부스러기와 역시 소세지 한 개가 전부여서 먹을 수가 없었다. 그러나 시내쪽으로 가

니 음식이 좀 나아질 것이라는 기대를 안고 부지런히 구황공항에서 수속을 밟고, 현지가이드와 작별을 하고

비행을 기다렸다. 그러나, 이게 웬일? 성도행과 상해행만 지연되었다는 안내판이 계속 떴다. 청두에 안개가

심해서 비행기가 뜨지도 못하고 있다는 것이었다. 설마설마 했지만, 결국 우리는 점심 때나 되어서야 비행기

를 탈 수 있었다.

기다리는 동안, 같은 패키지 25명이지만, 서로 많은 얘기를 못 나누었는데, 여러 팀들과 이야기도 나눌 기회

가주어졌다. 참 다양한 사람들과의 만남 또한 여행의 묘미가 아닌가? 자주 여행을 다닌다는 약사 아주머니

와 전직 교사 부부, 또다른 명퇴교사 한 분, 그리고 EBS관련으로 여행업무를 주로 맡아 여행을 많이 인솔하

신다는 한 분과 특히 친해졌고, 우리가 고산병 걸렸을 때 도움을 많이 받아서 대화를 좀더 많이 나누었다.

아침을 제대로 못 먹었지만, 먹을 것은 거의 부치는 짐에 넣어버려서 먹을 것도 없어서 공항 매점에서 파는

라면을 먹어보기로 했다. 다른 팀은 담백한 것을 골랐는데 우리는 스프를 모두 넣어서 이상한 향이 나서 맛

이 별로 없었지만, 국물은 안 먹어도 건데기만 건져 먹으며 요기를 했다. 음료수 컵에다 봉지 커피를 타 먹

는 맛도 괜찮았다. 6명이 함께 온 여자분들 친구팀이 함께 여행을 많이 다녀보았다면서 준비를 많이 해 오

셔서 커피도얻어 마시고, 서로에게 작은 과자 하나라도 건네면서 작은 정을 나누었다.

드디어 11시 40분 비행기가 이륙했다.

8시 40분 비행기가 3시간 이상이나 연착을 한 것이다.

구황공항의 날씨는 아주 쨍쨍이었기에, 우리는 아름다운 구채구의 산과 하늘을 다시 감상할 수 있었다.

단편적으로 보았던 구채구의 아름다운 산들이 한 눈에 들어왔다. 도착하던 날 보다 더 아름다운 모습의 눈

덮인 산을 보니 가슴이 마구 뛰었다. 아, 어쩜 저렇게 눈부시게 아름다울까? 감탄사가 저절로 나오지 않을

수 없었다. 멋진 영화 시작하기 전에 파라마운트사의 별 로고와 함께 뜨는 그 아름다운 산~~~





40분 동안 날아서 드디어 청두에 도착하니, 12시 30분쯤인데도 공항은 안개로 자욱해서 주변이 잘 보이지 않

았다. 아침에는 어쨌을 지 짐작이 갔다. 수속을 마치니 바로 점심 시간이라 식당으로 향했다. 그 곳은 우리 일

정에 없었던 임시로 예약한식당인 탓에 음식이 특히 시원찮아서 뭐 먹을 것이 별로 없었다. 우리는 밥에다

고추장과 깻잎, 김, 장조림등으로 우리가 마련한 반찬으로 점심을 먹었다. 또 갑자기 정전이 되는 바람에 커

다란 식당에 사람은 많고, 덥기는 어찌나 더운지, 참기가 힘들었다. 모두 얼른 먹고 일어나자는 분위기였다.

아, 상황에서 벗어날 수 없는 인간의 나약함이란!!!

원래 성도(청두)는 고대문명의 발상지로서 양쯔강 민장강, 퉈강, 자링강의 4대강이 연결되어 있어, 자원이

풍부하고 문명이 발달했지만, 습하고 안개가 자주 낀다고 한다. 주변의 고지대가 둘러싸고 있어 분지형태이

기 때문에 공기가 쉽게 빠져나가지 못한다나 어쩐다나? 오후의 뿌연 안개 속에 보이는 그 햇살까지도 좋은

날씨에 속한다는 가이드의 말에 평소의 날씨가 어떨지 짐작이 갔다. 1년 중 180일에서 200일이 흐린 날씨라

고 하니 말이다.

설상가상으로 교통사고까지 터졌다.

오전 시간을 그냥 허비해버려서 갈길이 멀었다. 시내 관광은 다음날로 미루기로 하고, 먼저 가장 먼 곳인 낙산

으로 출발했다. 2시간 30분 정도 걸리는 길이라 했는데, 길이 많이 막힐 지도 모른다고 해서 걱정을 했는데, 사

건은 엉뚱한 곳에서 터졌다. 커다란 삼거리 도로에서 전선줄에서 떨어진 철사줄 때문에 우리가 탄 관광버스의

오른쪽 앞유리에 그 우람한 철사줄이 걸려 유리창에 금이 갔다. 버스는 급정거를 했는데, 오른쪽 길에서 좌회전

을 하던 트럭이 각도를 잘못 틀면서 무리하게 빠져 나가려다 우리 차의 꽁무니를 박은 것이다. 꽝! 하는 소리에

어찌나 놀랐던지! 우리 차가 서 있어서 우리는 그 트럭이 돌진하는 것을 보고 불안해서 자리를 왼쪽으로 옮겨

앉기도 했는데, 그 차는 우려했던 대로바보처럼 우리차를 들이박고 말았다.

사고가 났는데도 다른 차들은 그 사이를 비집고 무조건 지나가려고 난리통이었다. 무질서한 모습을 극명하게

보여주었다. 경찰차가 3대가 지나가도록 후속조치가 이뤄지지 않았고, 대로 중앙에서 우리는 방치되어 한참

동안 또 시간을 보냈다. 우리는 다른 버스가 오기를 바랐지만, 다른 차 섭외가 쉽지 않은 상황이라 그 버스를

타고 나머지 일정을 소화할 수밖에 없었다. 찝찝~~~!!!


유리창이 깨지지는 않았기에 흔적만 남긴 버스는 또 속도를 내어 달리기 시작했다. 시내를 좀 벗어나니 넓은

들판이 눈을 시원하게 해준다. 녹색 들판이 계속되고, 간간이 보이는 집들은 세련되지 못하고 우리 나라 6-70

년대의 모습으로 다가왔다. 그래도 자유경제가 도입되지 않았다면, 우리는 그 넓은 들판을 달릴 수 없었을 지

도 모른다. 우리가 지척에 두고 가보지 못하는 북한 들녘처럼.....

차창밖으로 보이는 집들의 구조는 주로 2층구조가 많았다. 이곳은 습하고 더운 아열대 기후이기 때문에 1

층에서는 생활하기가 힘들어서 주로 2층에서 생활을 하며 아래층은 창고나 차고 등으로 쓰이고 있다고 한다.

인상적인 것은 벽의 색깔이었다. 벽이 그저 회색이라 너무 우중충하고 빈한해 보였다고나 할까? 지붕도 기와

를 얹은 곳이 대부분이었는데 기와골의 줄이 맞지 않아 울퉁불퉁한 곳이 많아서 지저분해 보였다. 그래도 좀

나은 곳은 하얀 회벽을 칠하고 지붕도 단정하다는 정도였다.


이 동네는 아주 깔끔한 동네였다. 앞쪽에 초록빛깔과 어우러져 더욱 평화로워 보였다.

또 특이한 것은 도로변의 집들은 아래 사진처럼 벽에 선전문구를 칠한 집들이 많이 보였다.

아마 그 집에서는 광고료를 일정액 받지 않을까? 그리고 광고탑도 도로의 가에 바로 붙은 것이 아니라 논밭

가운데에 커다란 기둥을 세우고 광고판을 세운 것도 특별하게 보였다.


또 궁금증을 자아내는 것이 있어 나중에 가이드에게 물어보았더니 대답을 해 주었다. 집의 벽에 사람의 그림

을 그려 놓은 집이 많았다. 그런 동네에는 집집마다 다양한 포즈의 사람을 동그라미 속에 그려놓았기 때문이

다. 바로 장수마을이란다. 장수마을에는 집의 벽에다 그림을 그릴 수 있다고 한다. 참 재미있는 풍속 같았다.





버스로 이동하면서 잠이 든 사람들도 많았지만, 나는 들판을 스쳐가는 집들을 관찰하느라 시간 가는 줄 몰랐

다. 나는 여행을 하면서 집들의 모양에 관심을 많이 가지기 때문이다. 비슷하면서도 지방마다 조금씩 달라지

는 지붕, 벽, 장식 등을 보면서 사람 냄새가 다르게 느껴지기 때문이다.

드디어 낙산에 도착했다.

낙산의 강가에는 사람들이 더위를 식히는 모습이 눈에 띄웠다. 남자들이 대부분 웃통을 벗고 생활하는 경우

가 많았다. 가게에도 런닝셔츠 바람이거나 상의를 아무 것도 걸치지 않은 모습이 다반사였다. 특히 강가에서

는 물놀이를 했는지 몸이 까맣게 그을린 사람들이 모여 있는 곳이 많았다.


이 러산다포(樂山大佛)은 다두허(大渡河)와 칭이장(靑衣江)장이 만나 다허민장(大河岷江)이 되는 곳에 당나라 때 홍수

를 막기 위해 절벽에 세계에서 제일 커다란 불상을 조각하였으며, 세계 문화유산에 속한다.

강가에서 본 모습은 아주 강폭이 넓고 강물은 완전 황톳빛이다.


유람선 선착장 근처의 작은 도로변에 음식점이 있고, 주변엔 시장통이 자리잡고 있었다. 중국 성도쪽에는

출퇴근 시간뿐만 아니라, 도로에서 신호가 바뀔 때마다 수많은 전통스쿠터를 볼 수 있었는데, 이 곳도 예

외는 아니다. 이 전동스쿠터는 전지로 가는 거라 오염이 되지 않아서 중국에서는 교통수단으로 지금 불티

나게 팔리며 사용되고 있다고 한다.

하도 더워서 가이드가 시원한 얼음물을 사러 갔고 사람들이 화장실을 간 동안 나무에 앉은 풍뎅이들을 발견

했다. 더운 여름날, 열심히 움직이는 모습이 너무 대견스러웠다.


유람선들이 여러 척 정박해 있었고, 멀리 건너편의 산이 보인다.



유람선이 움직이고 바로 탄성이 쏟아졌다.

아!

대단하다!

모두 입에서 저절로 한 마디씩 흘러나왔다.

바위의 빛깔이 어찌 저렇게 뚜렷할 수가 있을까?

가운데 움푹 패여진 곳에 떡 하니 자리잡은 부처님의 모습에 마음이 편안해졌다. 그 앞쪽으로 참배하는 사람

들이 몇 명 보였다. 저 아래쪽으로 가려면 산꼭대기에서 나선형으로 꼬불꼬불 이어진 절벽길을 내려와서 참

배를 할 수 있다고 했다.

우리 나라 관광객들도 처음에는 그렇게 관람을 했으나, 너무 시간적으로도 무리가 있고 힘들어서 유람선 관

광으로 대체를 했고, 또 직접 보는 것은 좋으나 전체적인 것을 사진으로 남길 수 없는 단점이 있기 때문에 지

금은 주로 유람선관광으로 하고 있다고 했다.


대불 옆에 좀더 돌출된 양쪽에는 수많은 부처상들이 또 조각되어 있고, 벽에는 이끼들도 자라고 있었다.

바위 위에는 커다란 나무들이 자라고 있어 오랜 역사를 말해 주었다. 산꼭대기에는 절이 있어 신도들이나

관광객들이 참배를 할 수 있게 되어 있다고 한다.


맨 오른쪽 절벽 사이에 파여진 부분이 바로 길이다.

저 절벽길을 오르내리자면 너무 무서울 것 같다.




커다란 불상들 사이에는 수백개의 크고 작은 부처들이 더 조각되어 부처님을 보좌하고 있다고 한다.

중국인들의 스케일 큰 것 하난 정말 알아줘야 한다.

낙산대불이 멀어질 때까지 사람들은 눈을 떼기 힘들어 한다.

무슨 신기루를 본 것 처럼 배는 순식간에 지나가니까....물론 일부러 낙산대불을 다각도로 볼 수 있도록 배를

이리저리 돌려주었지만, 사람들이 많고 배가 흔들려서 사진 촬영이 쉽지 않으므로....그저 신기루 같을 수밖

에! 멀리 산 위에 탑이 보인다.



선착장 근처의 건물들과 정박한 배들이 한가롭다. 강 같지 않고 바닷가처럼 느껴진다.

다시 버스로 3시간 가량 이동하여 저녁에 성도 시내에 도착했다.

어느 호텔로비...

우리가 저녁을 먹은 중식당.

여행 일정중에 가장 만족스럽고 고급스런 음식을 먹을 수 있었기에 모두 다 만족스러워했다.

비행기가 지연 운행되지 않았다면 시내의 여러 모습을 볼 수도 있었을 지도 모르고, 쇼나 맛사지를 더 할 수

도 있었을 텐데 일정이 늦어져서 우리는 바로 호텔로 들어갔다.

이제 여행지에서의 마지막밤.

매일 피곤하거나 일정이 바빠서 남겨 두었던 팩소주와 마른 안주로 한 잔씩을 마셨다. 나와 한 친구는 밤늦

게까지 이런저런 인생 이야기를 하느라 1시 쯤 잠이 들었다. 다음날 일정은 여유가 있었으므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