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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여행/서해안 북부

일출과 일몰을 동시에!/당진 왜목마을

서해바다에서 일출을 볼 수 있는 곳!

일출과 일몰을 동시에 볼 수 있는 왜목마을!

해마다 연말연시가 되면 묵은해의 마지막 일몰과 새해의 일출을 보며 새 삶을 다지는 곳!

그래서 늘 동경하던 왜목마을이었다.

큰 맘 먹고 이번에 그 큰일을 감행하기로 하고 나선 길이었다.

학암포에서 태안읍까지는 가던 길을 좀 되돌기도 하고, 좀더 큰길로 해서 당진으로 향했다.

바다는 전날 실컷 보았으므로, 일몰과 일출의 멋을 잔뜩 기대하며 열심히 달렸다. 태안에서

서산의 77번 국도를 거쳐 대호방조제를 건너갔다. 방조제를 건너기 전에 새로 조성된 방조제

관광지에는 여러 가지 시설들이 갖추어져 있는 듯 했다. 겨울이라 사람들은 별로 없었지만,

여름에는 대단할 것 같았다.

와, 대호방조제! 정말 길었다.

대호방조제는 일자로 뻗은 것이 아니라, 세 부분으로 나누어졌다. 긴 방조제를 한참 지나면,

왼쪽으로 100도 정도 각도를 꺾어서 짧은 방조제가 선분처럼 이어진다. 지형을 따라 끝까지

간 다음 다시 오른쪽으로 100도쯤 꺾어서 가장 긴 둑이 이어진다. 이길은 거의 끝이 보이지

않을 정도였다. 정말 대단한 둑이었다. 엄밀히 말하면 첫번째 방조제가 정말 방조제이고, 두

번째와 세번째는 둑이라고 보면 될 것이다. 대호방조제가 만을 가로질러 땅과 땅을 이어주는

리 역할을 하면서 육지쪽으로 또다른 간척지를 만든다면, 꺾어진 두 곳은 바다를 따라 긴

이 이어져 간척지와 기존의 땅을 보호한다고 보면 될 것이다.

그 세번째 둑의 끝부분에 이르렀을 즈음 해가 넘어가버릴 것 같았다. 둑 위로 보이는 바다쪽 하늘

은 완전히 오렌지빛이었다. 지는 해를 맘껏 바라보고 싶었지만, 둑이 높고 차들이 계속 따라 와서

멈출 수가 없었다. 네비게이션에서는 10분 후면 왜목마을에 도착한다고 알리고 있었지만 해는 꼴

깍 넘어가버릴 것이었다. 마침 둑의 마지막 부분에 도착할 때까지 해는 넘어가지는 않고, 구름에

가려 자신의 모습을 흐리면서 사명을 다하고 있었다. 둑의 끝 부분에 차를 댈 수 있어서 부랴부랴

둑으로 올라갔다. 아, 구름에 가리워졌지만, 관광지를 막아놓은 철조망에 가리워진 석양은 또다른

우아하고 신비한 모습으로 나를 지켜보는 것 같았다. 둑 바로 앞쪽으로는 얼마전에 내린 눈들이 아

직 두꺼운 세력을 형성하고 있었고, 썰물이라그런지 드러난 모래사장이 아주 넓게 펼쳐져 있고,

멀리 바닷물과 섬들이 아련하게 서 있다. 아마 어제 들렀던 학암포해수욕장도 아마 저 중에 한 곳

에 있을 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했다.











시시각각으로 변하는 자연의 조화를 사람이 어찌 마음대로 조절할 수 있으랴?

철조망에 걸려도 아름답고, 구름에 가려도 그 빛깔만은 아름다움을 가릴 수 없음을...

멀리 보이는 섬이 소란지도와 난지도라고 하고, 왜목마을에서 보아도 각도만 조금

틀릴 뿐 바로 저 일몰이었을 것이다. 노을이 아름다운 것은 혼자서만 진하게 돋보이는

것이 아니라, 세상을 온통 물들이는 상생에 있지 않을까 하는 비약까지 하면서 왜목마

을에 도착했다.

그야말로 작은 마을일 뿐이다.

특히 내가 머문 곳은 모텔과 음식점 몇 군데만 있는 아주 작은 바닷가였다. 작은 해변

끝에 동산이 또 하나 있고, 꺾어진 해변에 마을이 있고, 더 많은 숙소들과 음식점들이

있는 것 같았다.

어둠이 내리기 시작하는 바다에 수평선이 아련하다. 서해바다에서 이렇게 동쪽으로

수평선이 보일 수 있다는 사실이 신기하다. 바로 이 바다에서 해가 훌쩍 떠오를 것이

라고 하니, 왜목마을은 지형 덕분에 유명세를 탈만하다. 2009년 1월 1일에도 3만여명

이 몰려, 서해안의 특이한 해돋이를 보면서 새해를 설계했다고 한다.

바다쪽부터 조금씩 각도를 오른쪽으로 옮기면서 찍은 장면들이다.

바다만 주로 보이다가, 섬들이 점점이 보인다. 국화도와 그 주변의 작은 섬들이라고

한다. 그 다음 왜가리의 목처럼 생겼다고 이름이 왜목마을로 붙여진 왜목마을의 다른

쪽 해변, 일출을 감상하기 좋은 곳은 내가 묵은 이쪽 해변이다. 아침에 일출의 장관을

볼 것을 기대하면서 숙소를 정하고, 맛있는 횟집으로 향했다. 예약을 하지 않아 걱정

을 했는데, 겨울인데다 평일이라 너무 한산해서 골라잡을 수가 있었다.

밤늦도록 모처럼 술도 마시고, 이야기꽃도 피웠다. 누가 가져온중국산 대통주를 마셨

는데 향이 아주 좋았지만,아주 독한 술이었다.술의 힘을 빌어 큰소리도 치면서, 바닷

가를 떠들석하게 만들기도 하다가 잠이 들었다.











술 탓으로 일찍 잠이 든 까닭에 새벽에 일찍 잠이 깼다.

일출을 기다리며 몇 번이고 눈을 떴지만 세상이 밝아질 생각도 안한다. 6시가 넘었지만, 훤해

지지도 않아서 창밖을 내다 보았다. 이런! 구름이 잔뜩 끼었다. 일출은 물 건너 가버렸다. 아니

구름 속으로 숨어버렸지! 역시 7시가 넘어 8시가 다 되어도 흐릿한 날씨에 영 기분을 잡쳐버렸

지만, 뭐 어쩌랴? 술만 잔뜩 마시고 밥을 제대로 먹지 않은 까닭에 속이 어찌나 쓰리던지, 빨리

준비해서 아침 식사를 하러 떠났다.

12월과 1월 등 겨울철에 해가 떠올라야할 멀리 보이는 장고항 쪽이 흐린 날씨로 아련하기만

하다. 비까지 온다는 날씨니 뿌옇기만 하다.

이 쪽은 국화도 쪽으로 여름철에 주로 해가 떠오른다고 한다.

왜목마을을 소개하는 멋진 사진들이 이쪽 방향에서 떠오르는 일출을 찍은 사진들이 많다.





더 왼쪽으로 벗어나 멀리 보이는 섬들, 그리고 바다와 배들....



바다 위, 그리고 숙소앞 해안 쪽에서 누군가를 기다리는 작은 배들, 그리고 경비행기인가????




반대편 해변 마을 쪽의 배들과 집들....

일출을 볼 수 있었다면 더 머물렀을 수도 있는데, 일출을 보러 왔는데 수포로 돌아가고 나니,

더 머무르고 싶지 않아서, 다음을 기약하며 식사를 하고 다음 장소로 얼른 떠났다. 조만간 새

벽에 출발해서라도 꼭 한 번 보고 싶은 곳이다. 사실 여기까지는 안 막히면 우리 집에서 1시간

남짓 걸리는 거리이므로, 부지런만 떤다면 가능한 일인 것이다.






다음의 세 사진은 다른 곳에서 잠시 퍼온 사진들이다.

다음에 꼭 이런 사진을 얻어보고 싶다.

여름, 봄 가을, 겨울에 따라 일출의 방향이 틀려지는 것이 또다른 재미라고 볼 수도 있다.

동해안 일출이 장엄하다면, 서해안의 일출은 낭만적이고 아기자기한 멋을 지닌다. 섬과

땅이 있어, 위치에 따라 그 모양도 달라지므로....

의외로 서해쪽에도 일출을 볼 수 있는 곳이 꽤 있다고 한다. 바다쪽으로 불쑥 솟아나온 포

구가 이런 곳인데, 마량포구도 일출과 일몰을 볼 수 있어 인기가 높은 곳이라고 하니, 그 쪽

도 한 번 도전해 보아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