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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여행/서해안 북부

피톤치드 집합소, 안면도 휴양림/안면도여행기4

펜션에서 주는 빵과 커피, 허브 수프를 먹은 뒤 우리는 서둘렀다.

천상병시인 생가와 휴양림, 안면암을 들르기로 했기 때문이다.

천시인의 생가는 아래쪽으로 더 내려가야해서, 다음 기회로 미루고 휴양림으로 향했다.

전에 본 기억이 있었던 곳 같기도 했다. 반대편 길에서 소나무숲이 너무 아름다워 아이

들과 쉬어가던 그 숲이 아닌가 싶었다.

일찍들 집으로 돌아오기로 해서 휴양림의 제 맛을 느끼지는 못했다.

두세 시간 정도 산책을 했었다면 좋았겠지만, 그냥 맛만 보고 가벼운 산책으로 만족하

기로 했다.


산길에 핀 나리꽃 종류들이 많았다.

원추리꽃도 피어 있고..



통나무 방가로가 아주 멋있다.

펜션을 정하기 전에 이 곳을 오자는 의견도 있었다.

그러나, 좀더 안락한 곳에서 보내자는 의견에 따라 펜션을 정했었다. 펜션에 대만족이었지만,

이 곳 통나무집에서도 또다른 좋은 추억을 만들 수 있을 것 같다.

숲에서 내 뿜는 진한 자연의 향기를 맡을 수 있을 테니까...



푸른 숲에 싸인 통나무집들이 너무 시원해 보인다.



휴양림 입구의 산초나무가 눈길을 끌었다.

일행 중 한 분이 알려준 이름이지만....






이 꽃은 전에 이름을 알아두었는데, 아직도 생각이 나지 않는다.

꽃이 크고 너무 깔끔하다.

바람개비꽃

초록 언덕 위에서

바람개비가 돌고 있다.

초록 핀을꽂아

중심을 잡고

세상을 향해

무언가를 말하고 있다.

아무리 어지러워도

할 말은 해야 한다고...

초록 핀에 꼭꼭 찔려

하얀 피가 나도

바람개비들은

호이호이돌고 있다.


무슨 이름이면 어떤가?

내 마음에는 바람개비꽃이 되어 자꾸자꾸 돌고 있다.




노랑코스모스가 환하게 웃고 있는 좁은 길을 지난다.





아직은 화사하게 피어 있는 빨간 줄장미.


좁은 길 습지엔 오랜만에 보는 빨간 열매가 반짝거린다.

바로 뱀딸기다.

물컹물컹한 뱀딸기.

어렸을 때의 기억이 떠오른다.

산딸기처럼 따먹으려고 하면, 뱀이 된다고 해서 먹지 못했다.

그 때는 정말 뱀이 되는 줄 알았다.

논가에 가득 맺혀 있던 뱀딸기 주변에는 왜 그리 작은 뱀들이 많았던지!




전날 펜션 주위에서는 길가에 지칭개가 많이도 피었더니, 이 곳에서는 엉겅퀴가 피어 있다.

일전에 블로그에 올린 지칭개를 어느 이웃께서 일깨워주셨다. 엉겅퀴와 지칭개를 나도 이젠 완전히

구분할 수 있게 되었다. 엉겅퀴는 꽃이 아주 크다.

철망 위로 얼마나 키가 훌쩍 커 있는지....
하늘을 향해 뻗은 기상이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잎새 뒤에 숨어숨어 익~~은 산딸기....

노래가 흥얼거려지게 하는 산딸기다.

이제 곧 빨간 열매가 열리겠지?




요즘 인동초가 한창인 계절이다.

강원도 고성 통일전망대에도 피어 있던 이 꽃.

이 곳 안면도에도 어디에 가나 흔하다.

인동초도 섬이나 바닷가에 많이 피는 것일까?

다른 식물이나 지지대를 타고 오르는 인동초 넝쿨은 하얀 꽃과 노란 꽃이 함께 피어 인상적이다.

한 덩굴에 두 가지 색의 꽃이 피는 것이 아니라, 처음에는 흰 꽃이 피었다가 나중에 노랗게 변하

는 꽃이다. 목화도 시간에 따라 색깔이 변하는 것처럼, 이런 종류의 꽃들이 더러 있다.

인동은 인동덩굴인동초, 겨우살이덩굴, 노사등, 수양등, 원앙등, 금은등, 금은목, 통령초

등 이름이 많기로 손꼽히는 식물이다. 인동이 지닌 상징성이 그만큼 많다는 것을 뜻한다.

인동(忍冬)은 겨울에도 푸른 잎이 일부 남을 정도로 혹한을 잘 견딘다는 데서 이름이 유래된

상록수 못지않은 추위에 강한 식물이다. 덩굴식물인 인동을 관상용으로 심어 담장을 덮게 하

면 색다른 운치를 즐길 수 있어 좋다고 한다.






까치수염...

너무 앙증맞다.






때늦은 민들레...

다들 홀씨되어 날아갔는데, 이제사 피어나다니....




나에겐 소박한 꿈이 있다.

나중에 전원주택에 살 기회가 있다면,사계절 꽃이 끊이지 않는 집을 만들고 싶다.

내가 키우고 싶어하는 꽃나무만 해도 어찌나 많은지....정말 넓은 정원이 필요할 걸?

내가 제일 먼저 심고 싶은 나무는 매화나무, 살구나무, 복숭아나무, 산수유등 봄꽃

이다. 이 꽃들이 질 무렵, 목련, 벚꽃, 라일락을 심어 3-4월을 장식한다. 그 다음 아카

시아를 심고, 감나무, 줄장미, 등나무, 감나무를 심어 5월을, 오동나무, 밤나무를 심어

6월을 장식한다.그런 다음 백일홍, 무궁화를 심어 여름을 보낸다.

물론 그 사이에는 들꽃을 심을 것이다.

이른 봄에는 수선화, 히야신스, 튜울립으로 앙상한 초봄을 채우고, 민들레, 매발톱꽃,

금낭화를심어 봄을, 그리고 숱한 들꽃을 심어 5-6월을 화려하게 장식한다. 여름부터

원추리꽃과 나리꽃 종류가 화려하게 수놓고, 여름부터가을까지는 화려한능소화를

휘늘어지게 하여 그 종 속에 내 마음을 가두고 싶다. 가을에는 벌개미취 등 들국화,

화, 코스모스 종류를 심어 향기를 가득 채운다.

10월에는 포인세티어를 화분에 올려놓고, 동백꽃을 화분에 마련해 두어 겨울을 대비

한다. 사철푸른 행운목과 사철나무, 대나무 등을 심어 놓음은 물론이다.

담쟁이와 인동초, 등나무, 포도나무덩굴을 한 켠에 마련하고, 시원한 그늘이 있는 마

루를 놓을 것이다.안면도 휴양림에서 새롭게 반한 이 나무, 먹넌출을 옮겨 심을 지도 모른

다. 관곡지의 아치에 조롱조롱 매달렸던 조롱박이나 단호박을 심어 아치를 만들지도 모른다.

우리 남편은 향나무, 소나무, 히말라야시다,그런 큰 나무들이 무척 탐난다고 한다.

이러니 우리 부부가 원하는 나무들을 다 심자면 식물원을세워야할 지도 모른다.

내가 아는 선배는 부부가 다 식물을 좋아해서, 포천에 평강식물원을 세웠다.

아무튼 상상만 해도 가슴이 뛴다. 이루든 못 이루든 상상은 자유니까!

다음에 여유를 갖고 이 휴양림에 좀 머물고 싶다. 바다도 가깝고 여름에는 아주

그만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런 날이 또 올까? 오래 머물지 못함에 아쉬운 발길을

돌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