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명항에서
겨울에 동해바다가 보고 싶어 문득 찾았을 때는 천막들이 즐비했었다.
아침에 출발하여 새로 뚫린 미시령쪽 길을 따라 유유히 갔는데도 점심을 동명항에
서 먹을 수 있었다.
아래쪽 노점에서 횟감을 골라서 천막집에서 회를 떠서 먹었다. 그 싱싱함에 술맛도
기가 막혔고, 주변 작은 해수욕장의 겨울 바다도 마음껏 감상할 수 있었다.
돌아올 때 재수없게도 과속카메라에 찍혀 속이 상했던 경험만 빼고....
여름 동명항엔 사람들로 붐볐다.
아직 해수욕하긴 이른 7월 중순이었지만, 동명항을 아는 사람들은 여기를 빼놓지 않고
들르게 되므로....
사람들의 체취를 흠씬 느낄 수 있는 곳....
그 천막들은 하나도 없고 어느 새 깔끔한 회센터 건물이 방파제쪽에 크게 자리잡고 있
었다. 바닷가에서 저렴한 회맛을 보리라던 기대는 물건너 갔다.
무슨 문제가 있는지, 회센터에서 장사를 하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입주민들과 무슨 업
체간에 알력이 있다고 했다. 회센터 1층을 잠시 둘러본 후 바깥으로 나왔다.
그러나, 고깃배들은 정박해 있고 포구를 아늑하게 둘러싸고 있는 멀리 보이는 산, 그리
고 일렁이는 바다, 옥수수 파는 아주머니들의 은근한 호객행위....
생활의 냄새가 물씬 풍겨나오는 동명항의 모습....
삼면이 바다인 우리 나라, 그 중맑은 물이 넘실거리는 동해바다이지만, 항구 쪽은 짭짤한 소금
냄새와 더불어 살아 있음이 느껴진다.
근처 횟집에서 나온호객꾼들이들끓었는데, 그 중 바닷가에서 가까운 횟집 아주머니의 권유로
2층에서 회를 먹게 되었다.
사람들이 별로 없는 한적한 곳 2층 창가에서 회를 먹으니 바닷가에
온 실감이 났다. 창 밖으로 보이는 건물들과 저 멀리 보이는 바다, 그리고 배들.....
전선이 어지럽게 얽힌 스카이라인, 해산물 가공 공장인 듯한 건물 벽의 시원한 벽화, 짐을 덮어놓은
천막까지도 정겹게 느껴지는.....
항구 한 귀퉁이를 차지하고 있는 예쁜 화분...
다알리아가 색색이 심어져 있고....커다란 화분에 색색이 심어놓은 화분이 정말 인상적이었다.
사람들이 숨쉬고 있는 곳에는 늘 꽃들이 함께 한다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