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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여행/동해안 북부

갯배가 되어

속초 아바이마을은 갯배를 타고 들어간다.

속초 하면 설악산과 바다만 생각하고 오는 경우가 많은데, 이 곳을 잘 알고 있는 후배 덕분에

정말 뜻깊은 체험을 하게 되었다.

'아바이마을'은 이름처럼 함경도 실향민들이 정착해서 살고 있는 마을로 '아바이순대'가 유명

하고, 영화 '가을동화'의 촬영 장소로 더욱 유명해진 곳이다.


청초호의 일부인 여기를 갯배로 건너야하고, 건너편이 바로 아바이 마을이다.

청호대교가 보이고 그 아래쪽이고, 그 뒤쪽은 바로 백사장이 있는 해변이다.




위 사진은 아바이마을 쪽에서 본 속초시내쪽 풍경이다.

저 쪽에서 건너편으로 건너면 바로 청호동, 속칭 아바이마을이다.


갯배를 소개하는 안내판이다. 가을동화의 주인공 '은서' 송혜교 사진이 곳곳에서 사람들을 맞는다.


내 이름은 갯배랍니다.

전국에 하나 밖에 없는 갯배

모두들 저와 함께 청초호를 건너지요.

저혼자는 힘이 들어요

저를 한번 끌고 밀어주세요

소중한 추억을 만들어 드립니다.

갯배 올림




배에 탄 사람들은 저 손잡이를 잡고 배를 한 번씩 끌어본다. 사람이 많이 탈 경우 한 번씩만 끌

어도배는 건너편에 도착하고, 사람이 적을 경우 여러번 끌기도 한다. 배 한 가운데 쇠줄이 길게

놓여 있고 저 손잡이를 끌고 반대편으로 가면 배가 움직인다. 다시 손잡이를 들고 반대편으로 가

서 다시 끌면 배가 움직인다. 청호동 사람들에게는 무료이지만 관광객들에겐 편도 200원씩으로

운영된다.





가을동화 촬영장소를 소개하는 표지판, 송혜교와 송승헌의 사진이 동네 곳곳에 붙어있다.

은서네집으로 나왔던 수퍼마켓.

저 여자분은 일본인이다. 기념촬영을 하고 난리. 드라마의 아시아진출을 여실히 보여주는....

우리 나라 드라마 촬영지는 우리 나라 사람들 보다 외국인들이 많이 찾고 있는 것 같다.



이 수퍼를 지나면 오밀조밀한 옛마을이 그대로 보존되어 있다. 유명한 함흥냉면집에서 아바이

순대,오징어순대, 왕만두, 회냉면을 먹었다. 젓갈도 함께 팔고 있는 것이 특징...점심 시간이라

사람들이 빼곡히 들어차 있고, 자리에 앉으려면 기다려야만 하는 유명한 집. 우리들에게는 가

자미식혜와 젓갈이 서비스로 나왔다. 먹어 보니 맛있어서 가자미식혜, 명란젓,오징어젓, 창란

젓 등을 한 두가지씩 주문하고 왔다. 택배가 된다고 했으므로....나중에 배달이 되어 한동안 식

구들과 맛있게 먹을 수 있었다. 식당 이름은 잊어버렸다. 고만고만한 집들이 여러 집 있었다.



육수를 남은 앙증맞은 알루미늄 주전자들의 향연...은빛으로 반들반들 윤이 나 있고 조금씩

은 찌그러진 주전자들이무척 인상적이었다. 그리고 신발과 계란판들의 공존....6-70년대 우

리 살림살이들의 전형이었을까?

낡은 집들의 골목을 벗어나 바닷가로 나가면, 한적한 해변이 넓게 펼쳐져 있다.

배로 건넌 곳은 청초호요, 이쪽은 바닷가로 호수와 바다 사이에 아바이마을이 있다.


청호대교를 통해 버스를 타러 나갔다. 한 쪽으로는 바다를 배경으로 아바이마을이 보이고,

다른 쪽으로는바다같은 청초호수가 아름답게 펼쳐진다. 그런데 개통도 안한 다리 위에 웬

낙서들을 그리 많이 해 놓았는지...




아직 개통되지 않은 청호대교.

이 다리를 건너면 버스터미널쪽으로 간다고 한다. 버스를 타기 위해 한참을 걸었다.



오징어도 말리고, 길가에는 예쁜 꽃들이 피어 있는 한여름. 특히 해바라기가 너무도 환

하게 웃어주어서 더위도 잊게 만들었다.

어디에나 사람들이 살고 있고, 사람들 따라 꽃이 피고, 생선들이 말려지고....






아바이마을 체험은 참 재미있었다.

속초에 가서 바다만 보기 일쑤인데, 갯배를 타고 끌어본 경험이 오래 기억에 남을 것이다.

곰삭은 젓갈처럼, 우리의 어제가 있었기에 내일도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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