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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시

수자직(繡子織)으로 짜기/이 솔

수자직(繡子織)으로 짜기

이 솔

햇빛이 발등에서 쪽마루로

조각조각 빛을 내며

찰랑찰랑 소리를 낸다

물결무늬만큼 맑은 소리를 낸다

햇빛에 발바닥이 미끄러지고

햇빛의 발목까지 몰에 잠긴다

하얀 종아리가 눈이 부시다

실핏줄이 파랗게 내 비치는

햇빛의 하얀 종아리가 눈이 부시다

손을 대면 손자국이 그대로 찍힐 듯한

하얀 종아리

물에 잠기면 물빛으로

햇빛에 잠기면 햇빛으로 투명하다

맨발로 햇빛과 물살을 건너딛는다

물빛과 햇빛이 쪽마루에서

비단을 짠다

실핏줄이 파랗게 드러나 보이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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