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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여행/서해안 북부

영종도 왕산 해수욕장에서

인천국제공항 때문에 유명해진 영종도는 정말 많이 달라졌다고 한다.

영종도는 원래 "자연도(紫燕島)"로 불리웠으며, 이름 그대로 제비가 많았다는 기록이 있

다고 한다. 지금은 제비 대신에 갈매기가 많은 것일까?

영종대교가 놓이기 전에 가 본 적이 없으니, 나의 체험을 담아 뭐라고 말할 수는 없지만,

그 쪽에서 근무를 했거나 자주 가 본 분들은 이미지가 참 좋았다고들 한다.

지금은 용유도까지 합하여 개발이 한창 진행 중이다.

영종도를 들어가려면 먼저 영종대교의 웅장함에 놀란다.

전에는 배를 타고 가야했으니, 하루를 온전하게 투자하지 않고서는 결코 가 볼 수가 없었

지만, 이제는 서울에서도 한 시간이면 너끈하다.

사람들이 즐겨찾는 을왕리 해수욕장의 일몰은 늘 슬픔을 동반한 아름다움을 자아내지만,

이제 호젓함을 찾아볼 수가 없다. 공항전용고속도로가 통행료가 비싸서인지, 사람들은

대부분 무리를 지어 그 곳을 찾기 때문이다. 일요일 가족끼리 오붓하게 지내는 사람들보

다는 무슨무슨 계모임에서들 왔는지...

바닷가에서 요즘 즐겨 먹을 수 있는 메뉴는 조개구이와 왕새우구이이다.

횟집마다 차가 한 대 들어오면, 재빨리 호객행위를 하고....

그러나, 예나 지금이나 시원한 바닷물만은 여전하다.

사람들 쪽으로 한 없이 밀려왔다가, 또 한없이 밀려 나가서 적당한 간격을 유지한다.적당한

간격을 유지한다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가? 사랑에도 밀고 당기는 것이 필요하고, 좋아도 일

부러 무관심한 척 해야 할 때가 있으며, 싫어도 관심 있는 척 해야할 때도 있는 것이다. 그 적

당한 간격을 가장 잘 유지하는 것이 바로 밀물과 썰물이 아닐까?

바닷물로 해변을 채우던 곳에, 물을 비우며, 바다는 대신사람들에게 볼거리와 체험거리를 무

수히 제공한다. 검은 뻘은 바로 생명체들의 소우주처럼숱한 바닷생물들이 숨을 쉬고 있기 때

문이다. 순수한 사람일수룩 그 생명체들을 끊임없이 갈구하고....

그 생명의 유혹보다 호객행위의 혐오감이 더 컸기에 더 안쪽으로 들어가 보았다.

새로 난 길을 조금 더 가니, 바로 '왕산해수욕장'이다. 이곳은 아직 개발의 여파가 미미한 곳이

다. 집들도 화장실도 거의 간이시설로 이루어졌고, 부녀회에서 칼국수를 파는 간이 식당을 연

것도 인상적이었다.

솔 숲 사이로 보이는 푸른 바다, 그리고 반짝이는 갯벌이 내맘에 쏙 든다. 무엇보다도 사람들이

많지 않은 것이 가장 마음에 든다. 하염없이 바다를 바라보며, 부서지는 햇살이 갯벌에 던져주

는 의미심장한 그 미소에 내 입가에도 미소가 떠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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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러난 검은 개펄은 햇빛을 받아 거울 같다.

거울에 비친 하늘의 모습이 투명한 것도 같고...

조금 있으면 사라질 그 거울의 모습이 사라짐을 아쉬워하며, 바닷물은 조심조심 육지로 향해

다가오고 있다.

이 대목에 '바다가 육지라면' 노래는 또 왜 생각난담....

쓴 웃음이 나온다.

바다가 육지라면...이별은 없었을 것을......

바다가 육지라면...눈물은 없었을 것을......

모래언덕에 앉아서 바다를 바라보면, 오른 쪽으로 튀어나온 바위가 있고 그 안쪽으로는 산이 있다.

그것이 바로 왕산일까? 왜 왕산이라고 했을 지 그것이 궁금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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