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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여행/서해안 북부

보길도를 찾아서 1/행담도를 지나며

2박 3일 담양을 거쳐 목포, 해남, 그리고 보길도를가기 위해 길을 떠났다.

일찌 감치 출발하자고 하여, 7시 30분에 일행을 만났다.

차 두 대가 가기로 했었는데, 갑작스런 일로 불참자가 두 명이나 생겨서 한 대로 출발을 했다.

서해안으로 서해안으로....

여행은 늘 설렘으로 다가오고, 출발할 때의 기분은 늘 들뜨게 마련이지만, 이번 여행은 더욱

뜻이 깊다. 가족들을 떨치고 동료들이랑 홀가분하게 떠나기 때문에 더욱 그랬다.





서해대교다.

아침 햇살이 아직은 설익었는데도, 무덥기만 하다. 바다 위라고 창문을 열어도 덥기만 하다.

행담도를 그냥 치나칠 수는 없지. 아침 요기라도 하고 가자고, 진입로로 들어선다.

빽빽한 차들, 휴게소 만들 때의 비리가 떠들썩하게 메스컴을 오르내리던 것도 생각났지만, 그

래도 바다 한 가운데 쉬어갈 장소가 있으니 작은 행복이라 여기며 차에서 내렸다.

그런데 이게 웬일?

식당, 매점, 간식 파는 코너들이 몽땅 문을 닫았다. 유리창 마다 파업문구들이 시뻘건 글씨들

어지럽게 붙어 있다.

"악덕 사주는 각성하라!"

"최소한의 인권을 보장하라!"

자판기도 사람들이 하도 눌러대어 모두 고장이다.

그저 파는 거라곤, 구운 오징어와 순대 등 몇 코너다. 아르바이트를 나온 사람들이었는지....

화장실에도 파업 이유가 자세히 붙어 있다.

만화가 아주 자세하다.

직원왈,

"사장님, 이 무더위에 더워 죽겠어요. 제발 선풍기 좀 사주세요. 꼭대기층 숙소에는 물이 새서

잘 수가 없으니 고쳐주세요"

사장왈,

"아, 계속 열심히 일 하겠다고?"

직원왈,

"사장님, 한국 사람이 한국말도 못 알아들으시나요? 속 터져 죽겠어요."

동문서답만 하고, 노동착취만 하는 사장에 대한 이야기가 만화로 아주 잘 그려져 있다. 언론에

그렇게 떠들썩할 정도로 로비만 했으니, 직원들 착취할 수 밖에 더 있었겠느냐며, 우리 모두

분하면서, 불편한 것은 조금 참기로 했다. 다만, 파업을 해서 휴게소의 구실을 제대로 하지

도 못하는데, 안내를 해주지 않은 것이 정말 괘씸했다. 얼마나 시간 낭비를 많이 했냐 말이다.

그 많은 차들이 다 난리였으니....하긴 파업하는 입장에서는 주장을 관철하려면 더 많은 사람

들이 보긴 해야 했겠지만....

행담도를 돌아나오면서 마음이 무거웠다.

그 만화가 터무니없을 리는 없고, 다소 과장이 있다 하더라도 사주는 각성을 해야하리라고 말

들을 하며 한동안 모두 흥분들을 했다. 쭉쭉 뻗은 서해안고속도로를 달리며, 오고가는 대화 한

마디 한 마디에 같이 흥분하기도 하도, 깔깔 웃기도 하면서 차는 계속 달렸다.

드디어 바다가 보인다.

고속도로를 달리다 보니 멀리 바다가 보였다 사라지고, 녹음은 익을대로 익어 온갖 푸르름을

다 연출하고, 장마와 홍수의 흔적은 어디에도 찾아볼 수가 없었다. 벼는 파랗게파랗게 잘도 자

라고, 바다도 더없이 푸르고, 멀리 보이는 해변, 그리고 섬들...여행 느낌이 확 들었다.

사전에 이런 저런 준비를 하긴 했지만, 가장 빠른 길로 첫번째 목적지인 담양에 가기 위해, 서

천 근처에서 친구에게 전화를 했다. 들렀다 가지 않고 그냥 가는 것을 무척 서운하게 생각했지

만, 다음을 기약하고 물었더니 봄에 다녀왔다면서 동군산에서 빠져서, 호남고속도로를 타고,

백양사에서 담양쪽으로 가는 것이 가장 좋을 거라는 조언을 얻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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