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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여행/남해안 서부

보길도를 찾아서 8/ 세연정에서(수정본)

그래도 시장했던 터라, 점심을 급히 먹고 나니 한결 좋아졌다.

식당에서 오늘 배를 타고 해남으로 다시 나갈 수 있도록 코스를 조정하고, 먼저 우리들의 최종 목적지인 세연정으로 향했다. 그 유명한 고산 윤선도 선생님의 유적지를 볼 수 있다는 설렘으로 나는 몸이 더 거뜬해진 것 같았다.

세연정....

** 시간이 너무 지체되었다고 룸메이트가 자러 가잔다...

집에 가서 써야될 것 같다.

내일이면 교육 끝나니....몇 줄이지만, 쓴 것 지우기도 그렇고 집에 가서 사진과 함께 제대로 올려야할 듯...

**어젯밤 모처럼 짬을 내어 이 글을 마무리 거의 다 했는데.....휙~~~!! 날아가버렸습니다......휴~~~!!

정말 허탈합니다. 다시 쓸 엄두를 못 내고.....다시 그런 글이 안 나올 것도 같지만, 다시 써 봅니다......ㅠ.ㅠ~~~

세연정은 고산 윤선도 선생께서 제주도를 가는 길에 들렀다가 풍광에 반해서 머물러 살게 된 곳이라고 한다.

정말 배를 타고 오면서 본 깨끗한 물, 그림 같은 섬들, 보길도의 아름다움에 빠질만하다는 생각을 했었다.

세연(洗然)이란 '주변 경관이 물에 씻은 듯 너무 맑고 깨끗하고 단정하여 기분이 상쾌해지는 곳'이라 하여 붙인 이름이라고 한다. 윤선도는 이 보길도 부용동에 기거하면서 자연적으로 흐르는 계류를 끌어들어 연못을 만들어 세연지라 이름을 짓고, 한쪽으론 물길을 막아 '회수담'이란 연못 가운데 네모난 섬을 만들고 두 연못 사이에 세연정을 지어 풍류를 즐기며, 그 유명한 '어부사시사'를 지었다고 한다. 정말 정자 마루에 앉으면 시가 저절로 나올 것 같았다.

세연정 매표소를 통과하면 양쪽으로 두 대가 보이는데 왼쪽이 '동대', 오른쪽이 '서대'라고 하여 돌담을 쌓아 지금으로 말하면 공연할 수 있는 무대를 만들어 놓았다. 여기에서 각종 공연을 즐겼다고 한다. 창을 듣기도 하고, 무용을 즐기기도 했을 선비들의 모습이 눈에 선하다. 사방에 나무들을 심어 놓았고, 앞쪽에는 설명대를 만들어 놓았다. 가운데 세연정이 보이고 오른쪽으로는 기막히는 연못이 눈에 띈다. 바로 회수담이다. 연못 가운데로 가지를 벋은 멋드러진 나무, 연못 한 가운데 보이는 작은 섬은 마치 보물상자에 초록 장식을 한 듯하다. 그 보물상자에 무엇을 숨겨놓지 않았을까?


<회수담과 세연정, 보물섬....>

섬 주변엔 수련들이 둥둥 떠서 여름을 즐기고 있다.

노란 수련 두 송이가 입을 살짝 오무리고, 수줍은 듯 피어 있었고, 야트막한 언덕들엔 파릇파릇한 잔디들이 연못을 바라보며

햇살을 맞고 있었다. 자연스런 곡선을 살린 연못을 살짝 돌아 정자 맞은 편에 서니 '세연정'이란 간판 글씨가 절묘하다. 저 글씨는 누가 썼을까? 하늘을 향해 날을 듯 하다. 그 앞으로는 미끈하게 뻗은 적송 한 그루가 세월을 말해주고 있다. 주변엔 갖가지 나무들이 정자를 에워싸고, 날렵한 정자 지붕 아래로는 세연정 문짝들이 가로로 얌전하게 매달려 여름 정자에 시원한 바람을 사방팔방으로 돌게 하고 있었다.

연못을 한 바퀴 돌아 정자 마루에 앉으니 회수담 맞은 계류를 막은 연못은 계곡물처럼 길쭉하게 뻗어 있고, 사방에 기이한 바위들이 절묘하다. 흑약암, 사투암 등이 세연지를 아름답게 장식하고, 윗쪽으로 죽 따라 올라가면 빽빽한 동백나무숲이 있다. 언젠가 세연정 연못에 빨간 동백꽃이 붉게 떠있다는 뉴스를 본 적이 있는데, 지금은 빨간 동백 열매들이 오종종 매달려 수확을 기다리고 있었다. 아름드리 동백나무들이 선비들의 시심을 자극했음은 의심의 여지가 없으리라. 동백나무 숲은 작은 동산을 형성하고, 그 사이 다른 나무들도 들어서 있고, 산책할 수 있게 회수담과 이어져 있다.

다시 돌아 세연지를 따라 내려오니 정자 뒷쪽에 돌로 만든 둑이 있다.

이것이 바로 그 유명한 판석보라고 한다. 물을 가두어 연못을 만들어 세연지를 고요하게 했을 뿐만 아니라, 농업용수로 이용하기도 했다니, 얼마나 공을 들였는지 알 수가 있다. 판석보 아래 물이 흐르는 곳에 참게 한 마리가 부지런히 돌 사이를 오간다. 뒤뚱뒤뚱 얕게 고인 물 위를 오가는 모습이 얼마나 평화로운지! 그 물은 아래쪽으로 흘러 세연정 아래쪽 매표소를 지나 더 아래쪽으로 흘러 물이 고여있으면서도 자연히 흐르고 있었으니, 자연을 이용한 모습이 정말 절묘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세연지의 암석들>

그 밖에 옥소대, 봉화대 등 산쪽으로는 많은 유적지가 있고, 원래 낙서재도 있었다 하나 지금은 그 터만 남아 있고, 회수담 건너쪽은 인가가 몇 채 있는 작은 들로, 세연정에서 보면 평화로운 마을 풍경을 볼 수 있고, 그 건너편도 산 풍경이 아름답고 뒷편은 갖가지 유적들이 있다고 한다. 시간상 여기저기 다녀보지는 못했지만, 집안에서만 가만히 있지 않고, 경치 좋은 곳을 찾아 다니면서 얼마나 행복했을까 하는 생각에 젖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