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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여행/남해안 서부

보길도를 찾아서 7/보길도행 배를 타고

아침은 맛있는 전복죽, 어제 사온 싱싱한 전복으로 동생분 댁에서 맛있게 끓여주셨다.

빠르스름한 전복죽, 내장을 다 넣어서 끓여야 그런 빛깔이 나오고 제맛이 난다는 설명과 함께 달게 먹은 전복죽으로

우리들의 찌들었던 위장은 활기를 되찾았다. 어떤 음식이든 현지에서 싱싱한 것을 먹어야 역시 제맛이 난다는 것을

뼈저리게 깨달았다. 아울러 훈훈하게 보탠 정까지 더하여 두 그릇씩이나 먹고 우리는 해남으로 향했다.

목포 사람이 가르쳐준 길을 따라 가니 경치도 그만이었고, 차들도 별로 없이 한적한 길을 여유롭게 달릴 수 있었다.

다만, 보길도행 배 시간이 빠듯해서 좀 긴장해서 차를 몰았더니 몸이 별로 좋지 않은 듯 했다.

드디어 해남 땅끝마을에 도착했다.

말로만 듣던 땅끝마을, 돌아볼 겨를도 없이 우리는 긴 차들 행렬의 꼬리를 물고 줄을 섰다. 급한 볼일도 나누어 보고,

총무 언니의 노심초사 끝에 특별 배편을 바로 탈 수가 있었다. 12시 20분 배를 탔다. 정기적인 배 보다는 소형의 배였

지만, 우리 차까지는 무사히 싣고 배는 유유히 떠난다.

와!

배에서 보는 땅끝마을이 그림 같다.

멋드러지게 지은 전망대, 그리고 포구, 해남의 바닷가 마을들..... 배 꼬리를 따라오는 하얀 물보라에 모두 넋이 나간

듯, 셔터를 눌러대고 멀리 보이는 섬들, 그리고 바다, 사방으로 보이는 풍경을 놓치지 않으려고 아래 위를 들락거리며

정신이 없다. 덕분에 사진 몇 장을 얻었다. 인물은 잘 찍지 않는 나도, 서로 번갈아가며 기념 사진도 두루 찍었다.

서울 근교에서는 그렇게 넘쳐나던 사람들이 아무리 휴가철이라고 해도, 아주 먼 곳 보길도로 가기는 쉽지 않은 듯,

우리 일행은 비교적 한가로운 분위기에 젖어, 둘씩 셋씩 짝을 지어 이야기꽃을 피우기도 하고 새로운 풍경이 나타나

면 다시 감탄을 하면서 40분 정도 시원하게 달리니 드디어 보길도에 닿았다. 정기선은 다른 섬에 들렀다 오는데, 특별

선이라 바로 와서 시간이 단축되었다고 하니 우리로서는 무척 다행스럽지 않을 수 없었다.



우리들의 목적지는 바로 세연정, 목적지 근처에서 점심을 먹기로 하고 무조건 달렸다. 금방 닿았는데 주변에는 식당이

없었다. 다시 선착장으로 나와서 얼큰한 매운탕을 시켰다. 그런데 나는 밥 생각도 없고 피곤함이 한꺼번에 몰려왔다. 긴

장해서 너무 오래 운전을 했고, 배를 탄 탓이었나보다. 음식이 나오는 동안 염치 불구하고 한 쪽에 드러누웠다. 모두들

어제에 이어 너무 오랫동안 나 혼자에게 운전을 시킨 것을 탓하며, 쉬라고 해 주셨다. 나는 뱃시간에 신경써서 너무 급

히 온 것 같다며 미안해 하면서도 누워서 쉴 수 밖에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