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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여행/캄보디아 앙코르와트

4. 거대한 도시, 앙코르 톰(Angkor Thom)

4. 앙코르 톰(Angkor Thom)

 

오후 일정은 앙코르와트와 쌍벽을 이루는 앙코르 톰(Angkor Thom).

앙코르톰 관광도 멋있었지만 또 하나의 재미는 ‘툭툭이’를 이용한 이동이다. 툭툭이는 오토바이나 스쿠터를 개조한 것에다 마차를 응용한 의자를 만들어 이동하는 것으로 이 곳에서는 ‘택시’로 불릴 정도로 중요한 교통수단이다. 주변의 황토가 바람에 날리기 때문에 마스크를 쓰고 썬그라스까지 쓰고 움직였다. 서로의 얼굴을 쳐다보며 웃지 않을 수가 없다. 2명씩 탑승하도록 규정되어 있기 때문에 4인용 의자이지만 2명이 타서 우리 일행은 34명이라 2명씩 타고 맨앞은 현지가이드, 맨뒤는 가이드가 타서 19대가 움직이는 장관을 이루었다. 앙코르와트 관광은 팀이 소수로 이루어지는 경우가 많은데, 우리가 아마 가장 많을 거라고 했다.

 

 

 

 

 

앙코르톰은 '大王都(거대한 도시)'라는 뜻이다. 자야바르만 7세가 왕국의 수도로서 1200년경에 건설한 것이다. 1변 3km인 정사각형 성벽으로 주위를 둘러싸고, 중앙에는 세계의 중심으로 보이게 한 바이욘묘(廟)가 높이 솟고, 그 동서남북으로 2추축대로(樞軸大路)가 도시를 4분하며 2추축이 성벽과 만나는 곳에 왕도의 문이 4개, 왕궁에서 동으로 뻗은 대로 위에 1개, 모두 5개의 문이 있다. 이 5개의 문은 앞면에 돌의 커다란 뱀을 껴안은 거인상(巨人像)의 열(列)을 난간으로 한 육교를 끼고 있으며, 문 자체는 사면상(거대한 4면의 얼굴)을 한 탑문으로 되어 있다. 특히 이 유적의 중심부에 있는 바이욘묘는, 앙코르와트 보다 반세기 정도 뒤에 세워져 함께 건축의 백미를 이룬다.

 

 

 

가장 먼저 이동한 곳은 유적지 중 가장 중심을 이루고 멋진 모습을 자랑하는 남문앞 다리이다. 남문은 해자 위에 다리가 나 있고 오른 쪽은 호수가 아주 자연스럽고 평화롭게 흐르고 있고, 호수 왼편에는 배 한 척이 떠 있다. 다리 난간에는 신들의 상이 조각되어 있고, 맨 앞쪽에는 뱀신인 나가(머리가 7개인 코브라)가 조각되어 있다. 조각상 하나하나가 모두 다른 표정을 하고 있어서 감탄사가 저절로 나온다. 양 옆으로 54분씩 108분의 조각상들이 앙코르톰 (왕의 궁전)을 지키고 있다. 일명 '우유 바다 휘젓기' 포즈를 하고 앉아 있다.

 

 

 

 

'우유 바다 휘젓기'란 전설에서 온 것이다. 태초부터 신과 아수라, 즉 악마는 서로 싸움을 벌였다. 그러나 아수라들이 더 강했고, 신들은 몰살당할 위험에 처하게 되자, 신들이 모여서 방법을 논의했는데, 유일한 방법은 불멸을 얻는 것이었다. 신들은 비슈누에게 가서 영생의 약 '암리타(감로)'를 얻기 위한 ‘우유 바다 휘젓기’를 하게 해 달라고 요청했고, 비슈누는 그것을 받아들이면서 몇 가지 조건을 제시한다. 아수라의 도움이 필요하니 ‘암리타’를 나눠 주겠다고 속이고 동참시키고, ‘만다라’ 산을 뽑아 와서 회전축으로 삼으며, 거대한 뱀인 ‘바수키’로 만다라 산을 휘감는다. 그런 다음 비슈누는 거대한 거북인 ‘쿠르마’로 변해서 만다라 산이 가라앉지 않게 떠받쳤다. 이렇게 해서 천 년 동안 우유 바다를 휘젓게 된다. 처음의 물결 속에서 불순물이 응축된 푸른 독약이 형성되었고, 이어 흰 암소, 흰 말, 라크슈미 여신, 압사라가 나오고 신들의 의사 단반타리는 암리타가 든 호리병을 들고 태어났다. 암리타를 신들이 먹을 때 아수라들도 변장해서 먹었고, 그 결과 오늘날까지 신과 아수라가 싸우게 되었다고 한다.

 

 

 

 

 

 

 

다시 툭툭이(Tuk Tuk)를 타고 남문으로 긴 행렬을 지어 이동한 후, 동문에 도착하여 바이욘묘(Bayon)를 관람한다. 탑문을 지나자 멀리 정면에 바욘의 묘가 보인다. 13세기 자야바르만 7세에 의해 세워진 일종의 전승탑으로 전쟁에서 죽은 사람들의 영령을 기리기 위하여 세운 것이다. 가로 140m, 세로 160m 의 폐허로 남은 건축물에는 네 면이 사람얼굴의 모습이 새겨진 관음상을 한 탑들이 51기가 세워져 있으며 사원을 둘러싼 회랑에는 앙코르왕국 사람들의 생활모습과 역사적인 사건이 부조로 묘사되어 있다. 이 사면상은 조각조각 짜맞추어 만들어진 탑으로 일부러 꼭 맞추지 않고 약간의 간격을 두어 입체감을 준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그 표정은 정말 대단하다. 모나리자의 신비로운 미소 못지 않은 아름답고 자비로운 미소가 빛나며 '앙코르의 미소'로 불리운다. 바이욘묘는 전쟁과 외부인의 침입 등으로 돌보지 못해 많이 훼손되어 가슴이 아팠다. 여기저기 굴러다니는 돌 조각들이 빨리 제자리를 찾기를 바랄 뿐이다. 한 나라의 흥망성쇠가 얼마나 중요한지 실감이 났다.

 

 

 

 

 

 

 

 

 

 

다시 툭툭이를 타고 돌아들어 코끼리테라스(Terras of the elephant)에 이른다. 바이욘묘를 지나면 지금은 평지만 남은 앙코르톰의 터전이 관중석이 없는 넓은 잔디축구장처럼 펼쳐진다. 그 왼편에는 왕들이 행사를 벌일 때에 앉아 있었을 법한 코끼리테라스가 있으며 여기에는 코끼리들의 행렬이 정교하게 조각되어있다. 그 옆에는 원래 나병으로 죽었다는 왕의 이름을 따서 ‘문둥이왕의 테라스’가 있는데, 지금은 조각이 많아서 ‘코끼리테라스’라고 불린다. 테라스 뒤쪽으로 가면 왕궁터가 있고, 왕과 왕비들의 목욕탕이었던 저수지가 보인다. 바닥이 황토이기 때문에 역시 자연정화 능력이 뛰어나다고 한다.

 

 

 

 

 

주변에 피메아나카스 신전이 있고 왕이 제사를 지낸 곳으로 여기는 출입 통제구역이라고 한다. 또 문이 보이는 곳은 바로 왕궁입구이다. 지금은 왕궁터만 남아 있고 넓은 터를 볼 수 있다. 근처에는 바푸온사원(BAPHUON)이 있는데 앙코르톰이 생기기 전부터 생겨 앙코르에서는 세 번째로 만들어진 힌두사원으로 후에 앙코르톰을 설계할 때 포함시켰기 때문에 아주 되었고, 건축양식도 다른 곳과는 다르다고 하는데, 내부는 공사중이라 주변에 늘어서 돌조각들의 무더기만 보고 돌아나왔다. 앙코르톰 곳곳에는 천년 이상된 나무들이 포진하고 있는데 사진은 바로 스펑나무이다. 아주 곧게 자라는데 목질이 좋아서 한 그루에 몇 억씩 간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