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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여행/남해안 동부

남도기행7/청마 유치환의 생가와 기념관

행복

유치환

사랑하는 것은

사랑을 받느니보다 행복하나니라

오늘도 나는

에메랄드빛 하늘이 환히 내려다 뵈는

우체국 창문 앞에서와서 너에게 편지를 쓴다

행길을 향한 문으로 숱한 사람들이

제각기 한가지씩 생각에 족한 얼굴로 와선

총총히 우표를 사고 전보지를 받고

먼 고향으로 또는 그리운 사람께로

슬프고 즐겁고 다정한 사연을 보내나니

세상의 고달픈 바람결에 시달리고 나부끼어

더욱 더 의지 삼고 피어 헝클어진 인정의 꽃밭에서

너와 나의 애틋한 연분도

한망울 연연한 진홍빛 양귀비꽃 인지도 모른다

사랑하는 것은

사랑을 받느니보다 행복하나니라

오늘도 나는 너에게 편지를 쓰나니

그리운이여,그러면 안녕

설령 이것이 이 세상 마지막 인사가 될지라도

사랑하였으므로 나는 진정 행복하였네라

한때 너무나 좋아했던 시다.

청마 유치환의 시에 반했던 시간들을 생각하며 찾은 기념관과 생가.

그러나 아쉽게도, 6시가 지나서 안쪽은 마음으로만 볼 수 있었고,

주변 풍경에서 마음으로 더듬다가 돌아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