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28일, 아주 오래된 모임에서 1박 2일 여행을 했다.
벌써 20여년 전 새천년을 유럽에서 함께 맞은 긴밀한 팀이지만, 다들 바빠서 요즘은 여행을 거의 못 하고 있기 때문에, 이번 겨울에는 우선적으로 짧은 여행이라도 꼭 잡기로 해서....어렵게 성사가 되었다.
멤버 한 명이 자주 가봤다고 추천한 서산의 펜션 주변을 여행하기로 하고 가는 길에 개심사를 먼저 들렀다. 2009년엔가 겨울에 다녀와서 시기적으로 비슷했지만 또다른 느낌을 주었다. 올 겨울 한파가 심해서 그런지 사람구경하기가 더 힘들어서 더욱 조용하기도 하고.....
개심사는 늘 그자리를 그대로 지키고 있는 듯 하다.
그래서 위안이 더 되는지도 모르겠다.
감나무의 감이 말라서 자연 곶감이 되어서 많이 달려 있는 것이 특히 인상적이었다.
또 기왓장들이 쌓여 있는 점이 또한....절마다 기와들이 쌓여 있어서 생활의 냄새가 풍기긴 하지만, 저들 때문에 절이 아름답게 보존될 것이므로...그리고 공덕을 쌓는 의미도 있다 하니....사찰의 일부라고 볼 수 밖에...
이 고목을 올 때 마다 시선을 끈다.
언제짜지 저 위용을 가져줄 것인가?
이 왕벚나무 역시.....
몇 년 전과는 다르게 야윈 모습...
생존을 위해 손을 볼 수 밖에 없는....
아, 왜 요즘은 이런 시각으로 밖에 볼 수가 없는 것일까?
저 곡선의 미 또한 사람을 홀딱 반하게 하거늘!
아름다움에 동반되는 슬픔이 먼저라서일까?
개심사에 오면 절 경내도 좋지만, 주변 경치에도 빠지고 만다.
어찌나 이리 호젓한지.........
그리고 한겨울에도 생생한 이 소나무들 때문에 나도 더욱 생기가 돈다.
전에는 길이 비탈이 심한 자연적인 길이었던 듯 한데, 이번에 가니 돌로 잘 정비해 놓아서 걷기가 편했다. 그래도 옛길이 더 그리운 마음 한 조각 안고, 타박타박 미끄러운 산길을 내려왔다.
타박타박 걷는 발자국 마다, 정제된 마음 한 조각씩 내딛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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