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외국여행

[유럽기행 9] 제 9 일, 낯선 곳에서 하룻밤 [유럽기행 9] 제 9 일, 낯선 곳에서 하룻밤 1999년 12월 31일, 세상이 떠들썩할 정도로 시끄러운 날이다. 20세기를 마감하는 날, 각 나라마다 오늘을 위해서 많은 이벤트를 준비하여 서로의 우수성을 자랑하는 날이다. 특히 파리는 많은 예산을 들여 기획을 하였다는 날인 것이다. 그래서 오늘 떠나기는 너무 아깝다고 밀레니엄을 그냥 유럽에서 보내자고 농담으로 우리끼리 말했었는데, 나는 진짜 머물게 된 것이다. 말이 씨가 된다고 하더니……. 새벽에 잠이 깼다. 조용히 다가온 아침은 남자 간호사의 영어로 시작되었다. 대․소변 검사와 혈액 검사를 5시쯤 할거라고 말했다. 아마 아침 식사 전에 하려고 그런가 보다. 세 개의 플라스틱 병을 두고 갔다. 하나는 소독액이었나 보고, 둘은 검사물을 받기 위해서였다... 더보기
[유럽기행 8] 제7일 낯선 나라, 고독한 병실에서 [유럽기행 8] 제7일 낯선 나라, 고독한 병실에서 1999년 12월 30일~31일 얼마 동안 잠을 잤을까? 누가 와서 깨우기에 봤더니 남자 간호사였다. 교대를 했는지 다른 사람이었다. 소지품을 챙겨주고 어디로 이동을 하려는가 보았다. 침대는 그대로 쓰고, 옷과 가방을 침대 밑에 놓은 채 밀려서 밀려서 어디론가 갔다. 3층이었는데, 조용하고 깨끗한 병실이었다. 창 밖으로 멀리 건물들이 많이 보이는 방이었다. 여긴 다인 병실은 없는 것 같다. 샤워실도 바로 딸려 있고, 꽤 넓고 쾌적한 곳이었다. 잠시 후, 빵 하나와 요구르트, 우유로 아침 식사를 했다. 별로 입맛이 없어서 조금씩만 먹고, 양치질을 하고 다시 잠이 들었다. 누군가가 나를 깨웠다. 시계도 없었으므로 시간도 모르고 그냥 10시쯤이려니 하는 시간.. 더보기
[유럽기행 7] 6일째 밤 파리야경, 그리고 응급실 [유럽기행 7] 6일째 밤 파리야경, 그리고 응급실 1999년 12월 29일~30일 루브르 박물관에서의 감동적인 시간을 아쉬워하며, 한두 시간 안에 본다는 자체가 예술에 대한 모독이라는 생각까지 하면서 저녁식사를 하러 갔다. 저녁은 한식, 한국에서 장사를 해도 손님이 끓을 만큼 반찬이 깔끔한 집이었다. 불고기 백반의 맛은 입에 짝짝 붙을 정도로 맛있었다. 연한 불고기의 고소한 맛과 나물들을 한국에서 먹을 수 있는 그런 맛으로 볼 수 있는 순간, 작은 행복이 세상을 지배할 만 했다. 한국인은 역시 이렇게 먹어야 기운이 나나 보다. 구수한 된장찌개의 맛은 또 어떻고? 이 식당은 프랑스의 교포들과 동양계 사람들이 아주 많이 찾는 집이라 예약을 하지 않으면 먹기도 힘들고, 30분 간격으로 손님을 받을 정도로 인.. 더보기
[유럽기행 6] 제6일 풍요와 예술의 도시 파리 [유럽기행 6] 제6일 풍요와 예술의 도시 파리 1999년 12월 29일 늦으막히 기상했다. 파리는 9시부터 관광이 시작되기 때문이다. 아침 메뉴는 여태까지 먹어본 중 제일 나았다. 빵도 질이 좋았고 커피와 주스, 우유도 먹을 만 했다. 현지 가이드는 여자 분인데 불어를 전공하고 프랑스인과 결혼한 사람이다. 가이드 중에선 매우 유능한 사람이라고 하는데 소상히 설명을 잘 해 주었다. 먼저 현재 파리의 실정에 대해서 소개를 해주었다. 며칠 전에 50년만에 홍수와 폭풍이 몰아쳐서 파리의 모든 것들이 많이 파괴되었다고 한다. 농경지도 많이 침수되어 복구 작업이 한창이고, 세느 강 유람선은 뜨지 않고, 거리도 아직 뒤숭숭한 곳이 많다고 한다. 또 새 천년을 맞이하기 위해서 큰 이벤트를 준비하려고 샹제리제 거리가 .. 더보기
[유럽기행 5] 제 5일 축복의 땅 프랑스 가는 길 [유럽기행 5] 제 5일 축복의 땅 프랑스 가는 길 1999년 12월 28일 제네바의 아침은 얼음 땅을 밟으며 시작되었다. 오늘 프랑스로 가야하므로 아침 일찍 쇼핑을 하려고 갔더니, 정문에서 아직 시간이 안 되었다고 출입거부를 했다. 가이드는 담당자와 약속을 했다는데 연락을 못 받았다는 것이다. 규정을 어길 수 없다고 해서 그냥 발길을 돌렸다. 담당자가 잘못이긴 하지만 원칙에 철저한 스위스 사람을 만날 수 있어서 한편으로는 놀라웠다. 우리 나라 같았으면 한 푼이라도 더 벌려고 했을지도 모르는데 말이다. 프랑스 디죵으로 가는 길엔 또다시 눈꽃축제였다. 폭설 속에 긴 여정은 계속되고, 어제와는 또 다른 느낌으로 하얀 지붕을 인 오두막들을 바라보며 이국적 정취에 흠뻑 젖어 들었다. http://blog.nav.. 더보기
[유럽기행 4] 제 4일 환상의 눈꽃여행 [유럽기행 4] 제 4일 환상의 눈꽃여행 1999년 12월 27일 이제는 스위스로 갈 시간. 우린 아침 일찍 기상하였다. 그러나 모닝콜이 제대로 되지 않았는지 기사가 늦게 일어나는 바람에 예상보다 조금 늦은 8시 20분쯤 차에 올랐다. 다른 투어 팀들도 있었는데 오늘 날씨가 좋지 않아서 눈이나 비가 많이 온다고 해서 걱정이 앞섰다. 다행히 출발할 때는 눈이 내리지 않았다. 다른 팀들이 포기했다는 소문도 들렸지만 예정대로 '샤모니' 로 가기로 하고 긴 여정에 올랐다. 운전 기사로서는 대단한 모험이라고 가이드가 소개했지만, 상식적으로도 눈 오는 알프스는 대단히 위험한 일이라 걱정스러웠으나, 노련한 우리의 교포 기사에게 모든 것을 맡기고 우리는 즐거운 여행길을 맞았다. 한적한 농가와 늪지, 호수에 뜬 작은 배.. 더보기
[유럽기행 3] 제3일 환상의 피렌체, 경제의 중심지 밀라노 1999년 12월 26일 [유럽기행 3] 제3일 환상의 피렌체, 경제의 중심지 밀라노 "따르르릉~" 어김없이 모닝콜은 울리고 새로운 아침이 시작되었다. 오늘은 새로운 버스 기사를 만났다. 가이드가 어제 그 기사와 버스가 마음에 안 든다더니 프랑스 버스로 바꾸어서 기사는 한국인 기사를 만나게 되었다. 유럽에서 유일한 한국인 기사라고 한다. 새로운 버스를 타고 새로운 마음으로 드디어 긴 버스 여행에 올랐다. 타임머신을 타고 고대 로마를 여행하고 이제 서서히 현대로 돌아가는 것이다. 넓은 들이 나오고 야트막한 언덕도 나오고, 아펜니노 산맥을 넘어가면서 수없이 바뀌는 자연의 신비로움, 겨울이라 푸르름은 덜 해도 그리 춥지 않은 지중해식 기후를 느끼며 서북으로 자꾸 달리는 버스에 우리는 몸을 맡기고 생각에 잠겼다.. 더보기
[유럽기행 2] 제2일 로마제국과 바티칸시국을 찾아서 1999년 12월 25일 [유럽기행 2] 제 2 일 로마제국과 바티칸시국을 찾아서 "바스락 바스락……" 어디선가 들려오는 소리에 눈이 뜨였다. 5시 40분, 룸메이트인 큰언니가 버얼써 잠이 깨셔서 내가 깰까봐 뒤척이시는 소리였다. 시차 적응이 어려운 일임엔 틀림없나 보다. 한국 시간은 오후 1시 40분이니…… 6시. 드디어 모닝콜이 울리고 부랴부랴 아침 활동을 개시했다. 모처럼 식구들 걱정 안 하고 화장하고 세수만 하니 시간이 오히려 남았다. 7시에 지하에 있는 식당으로 내려갔다. 발걸음도 가볍게 콧노래도 부르며 담소를 나누는 우리들. 여기 호텔은 0층이 바로 로비이다. 우리의 2층은 1층이고, 우린 205호실서 묵었으니 우리 식으론 3층에 잔 것이다. 지하는 -1층, 유럽은 다 그렇다고 한다. 식사는 .. 더보기
세기를 넘나든 눈물의 유럽여행기 /[유럽기행1] 제1일, 드디어 유럽으로! 세기를 넘나든 눈물의 유럽여행기 (1999년 12월 24일) [유럽기행1] 제1일, 드디어 유럽으로! 가방 하나씩 탈탈 끌며 한 명씩 공항 대합실로 들어서는 우리 일당……. 약간의 미안함과 들뜬 기분으로 수학여행 가듯이 설레는 우리들의 얼굴엔 핑크빛 생기가 돌고, 다가오는 일 하나하나에도 자신감이 넘치는 듯 하다. 드디어 기다리고 기다리던 순간이 다가왔다. 나는 처음 나가보는 해외여행이라 사실 두려움이 앞서기도 하지만, 첫경험이란 피의 아픔이 동반되듯이 그렇게 충격적으로 다가올 것이라 기대하며 여권을 받아 일단 은행에 가서 환전을 하였다. 4개국이니 돈을 골고루 조금씩 바꾸고, US달러는 어느 나라에나 통용된다니 그것도 좀 바꾸고……. 연말에 너무 바빠서 미처 준비하지 못한 물건을 공항 내 상점에서 몇 .. 더보기
9. 씨엠립의 젖줄 톤레삽(Tonle Sap) 호수와 여행 마무리 9. 씨엠립의 젖줄 톤레삽(Tonle Sap) 호수와 여행 마무리 다음은 바로 톤레삽(Tonle Sap) 호수 관광이다. 톤레샵 호수는 바로 비행기에서 보았을 때 바다 같기도 하고 긴 협곡들이 늘어 있어 무슨 산맥에 골짜기 마다 물이 흐르는 것 같기도 하던 곳이었는데, 바다가 아니라 호수라던 바로 그 호수이다. 세계에서 세 번째, 아시아에서 첫 번째로 크다는 톤레삽 호수에서 거주하는 주민들은 물위에 집, 학교, 마켓 등 없는 것이 없다. 면적이 캄보디아 국토의 15%라니 수도권 보다 넓은 듯 하다. 톤레삽 호수의 섬들이 있는 곳은 황톳빛이라 지저분하게 보이지만, 질 좋은 황토이기 때문에 자정작용이 뛰어나 사람들의 생활의 공간이 되고 있다고 한다. 이 골짜기 저 골짜기 수상가옥을 짓고 사는 사람들이 많았다.. 더보기
8. 킬링필드의 눈물, ‘와트마이(Wat Mai)’ 사원, 서바라이(West Baray)호수와 민가 방문 8. 킬링필드의 눈물, ‘와트마이(Wat Mai)’ 사원, 서바라이(West Baray)호수와 민가 방문 다음 날은 아침 일찍 일어나서 호텔식으로 아침을 먹었다. 역시 전날과 거의 같은 메뉴였고, 일찍 짐을 챙겨 놓고 차에 탔다. 날씨가 어찌나 청명하고 하늘이 푸른지, 하늘을 자꾸 올려다보게 되었다. 호텔 정원에서는 아름다운 꽃들에 빠져들었다. 남국의 아름다운 꽃이 짙푸른 하늘과 어우러져 가슴이 뭉클할 정도로 눈부셨다. 이 날은 고적 답사보다는 캄보디아인들의 생활상과 근대의 역사를 알 수 있도록 진행되었다. 맨 먼저 간 곳은 ‘와트마이(Wat Mai)’ 사원. 20여년 전에 ‘킬링필드(Killing Fields)’로 잘 알려진 캄보디아 내전 때 희생된 사람들의 혼령을 위로하는 사원이다. 당시 지식인들과 .. 더보기
7. 씨엠립 시티투어(City Tour) 7. 씨엠립 시티투어(City Tour) 저녁에는 희망자에 한해서 시티투어(City Tour)에 나섰다. 패키지 여행을 싫어하는 우리 딸이 가장 좋아하던 시간! 젊은 사람들은 패키지 여행을 좋아하지 않는다. 여행 멤버들이 대체로 나이들이 많고, 가족끼리 하는 여행이 많다보니 젊은 사람들끼리 자유롭게 그 나라의 문화를 느끼고 하는 시간이 부족하여 그럴 것이다. 나 역시 기회가 되면 자유롭게 여행을 하고 싶은 마음이 간절하다. 시간이 좀더 한가롭게 주어지면 도전해보고 싶다. 아무튼 패키지 여행의 단점을 보완하는 기대되는 시간이었다. 가게에 전시된 '크메르의 미소' 앙코르 톰 사원의 조각을 그린 액자가 매우 인상적이었다. 좁은 골목을 돌아 제일 먼저 한 일은 아주머니 한 분이 깨를 사고 싶다고 해서 들른 곡물.. 더보기
6. 민속공연도 보고 저녁도 먹고, 톤레샵(Tonle Sap) 레스토랑 6. 민속공연도 보고 저녁도 먹고, 톤레샵(Tonle Sap) 레스토랑 툭툭이는 우리를 히노끼 사우나 앞에 내려놓았다. 히노끼 탕을 비롯하여 가장 유명한 아이스사우나였지만, 예고가 없어서 난색을 표했더니 그 다음날 가기로 해서 우리는 간단한 잡화 등 쇼핑을 잠시 다니다가 톤레샵(Tonle Sap)이라는 음식점에서 저녁을 먹으며 민속 공연을 보았다. 가장 유명한 것은 쌀국수를 특별하게 조제하여 먹는 것을 가이드가 권했고, 기타 뷔페음식으로 맛있는 음식을 실컷 먹을 수 있었다. 그런데 의자가 너무 좁아 아주 불편했다. 왕궁의 이야기를 재연한 공연은 화려한 의상, 특징 있는 손동작과 몸동작으로 무척 이색적이었다. 압둘라들의 춤사위가 특히 인상적이었다. 또 캄보디아 서민들의 고기잡는 이야기나 생활이야기, 결혼 .. 더보기
5. 자연과의 싸움이 이룬 장관, 타프롬 사원(Ta Prohm) 5. 자연과의 싸움이 이룬 장관, 타프롬 사원(Ta Prohm) 다음 일정은 내가 제일 궁금하게 생각했던 바로 타프롬 사원(Ta Prohm). 앙코르와트 사진들을 보았을 때 마다 느꼈던 의문의 장소이기 때문이다. 돌더미를 뚫고 자란 나무들이 어찌나 신기한지! 도대체 어찌 된 것일지 무척 궁금했다. 앙코르톰의 동쪽 문으로 빠져나가 툭툭이로 다시 20분 정도 들어가서 내리면 입구에 표를 검사하는 사람들이 죽 서있고 그 곳을 통과하면 흙길 주변으로 아름다운 숲길이 이어진다. 나무들의 수령이 장난이 아니다. 기기묘묘한 모양으로 얽힌 나무, 쭉쭉 뻗어 하늘을 찌르는 나무 등 피톤치드를 잔뜩 받으며 입장한다. 한 켠에는 또 악사들이 ‘아리랑’을 연주하며 사람들의 동정심을 자극한다. 한국인 관광객들이 많아서 사람들이.. 더보기
4. 거대한 도시, 앙코르 톰(Angkor Thom) 4. 앙코르 톰(Angkor Thom) 오후 일정은 앙코르와트와 쌍벽을 이루는 앙코르 톰(Angkor Thom). 앙코르톰 관광도 멋있었지만 또 하나의 재미는 ‘툭툭이’를 이용한 이동이다. 툭툭이는 오토바이나 스쿠터를 개조한 것에다 마차를 응용한 의자를 만들어 이동하는 것으로 이 곳에서는 ‘택시’로 불릴 정도로 중요한 교통수단이다. 주변의 황토가 바람에 날리기 때문에 마스크를 쓰고 썬그라스까지 쓰고 움직였다. 서로의 얼굴을 쳐다보며 웃지 않을 수가 없다. 2명씩 탑승하도록 규정되어 있기 때문에 4인용 의자이지만 2명이 타서 우리 일행은 34명이라 2명씩 타고 맨앞은 현지가이드, 맨뒤는 가이드가 타서 19대가 움직이는 장관을 이루었다. 앙코르와트 관광은 팀이 소수로 이루어지는 경우가 많은데, 우리가 아마 .. 더보기
3. 앙코르와트(Angkor Wat) 입성 3. 앙코르와트(Angkor Wat) 입성 다음 일정은 드디어 꿈에도 그리던 세계7대불가사의 중의 하나라는 앙코르와트! 앙코르 유적지는 9~15세기 인도차이나 반도 중앙부를 지배한 크메르 제국의 흥망성쇠를 엿볼 수 있는 곳이다. 그 중 앙코르와트는 앙코르의 건축과 예술이 집대성된 걸작으로 꼽힌다. 11세기 후반 앙코르 왕조의 수리야바르만 2세 때 지어졌다. 이 왕을 신왕(神王)으로서 모신 분묘사원의 성격상 완공은 다음 왕 시대에 이루어졌다. 오랫동안 밀림에 뒤덮인 채 세상에 알려지지 않던 이 거대한 유적을 1860년 식물학자 앙리 무오가 발견했다. 그 후 세상에 알려져 중국의 만리장성, 이집트의 파라오 등과 함께 세상에 가장 신비로운 건축물로 평가받고 있다. 앙코르와트는 한 변이 4㎞에 이르는 성벽으로 ..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