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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 그리고 책

수성못/상희구/ 대구 제3시집『노곡동 징검다리』 수성못 봄버들 여름 물안개 달추억 가을 水晶 얼음 짱짱 겨울 *수성못 : 대구광역시 수성구 상동에 있는 큰 연못. 대구 남단의 유수한 유원지이며 인근 범물동의 용지봉(634m)에서 북서부로 뻗어 내린 완만한 산세와 어우러져 풍광이 매우 아름답다. -상희구 대구大邱 , 제3집『노곡동 징검다리』 중에서- 『大邱』,『추석대목장날』에 이어 10편 중 세 번째이다. 고향 사투리로 1950~60년대의 모습을 담았다. ‘대구의 음식’, ‘대구의 명소’로 구성되었는데 이 시는 대구의 자연 명소인 수성못의 사계절 아름다움을 간결하고 아름답게 묘사하여 눈에 선하다. 다음은 ‘대구의 사람’편이 나올 거라고 하니 벌써 기다려진다.(황경순) 더보기
황경순외10인영역시집English Version of “New Sprouts within You” Published by Literature Academy English Version of “New Sprouts within You” Published by Literature Academy Prominent Poet Park Je-Chun’s, 10 Others’ Poems “New Sprouts within You” Poems of 11 modern South Korean poets Edited by Prominent Poet Park Je-Chun Translated by Ko Chang-Soo “New Sprouts within You,” English version of South Korean poetry containing poets of a prominent modern poet Park Je-Chun and 0 others has just pu.. 더보기
옹기전에서/상희구 시집 『추석대목장날』 시산맥 2013 가을호 게재 21 옹기전에서 상대방이 말할 때 고함을 크게 질러야 *재와 말귀를 알아듣는, 가는귀가 살짝 묵은 ‘할매네 옹기전’의 안주인 ‘갖난이 할매’가 *가분데 손가락 끝마디를 꼬부려서 곧추세와 가주고서는 독아지 배때기로 콩콩 두딜기마 고 독아지 배때기에서 통통 울리 나오는 소리를 듣고 독아지에 금이 갔거나 깨진 거로, 귀가 잘 들리는 사람보다 구신겉치 골리낸다는 이야기 떡 본짐에 지사祭祀 지낸다는 말이 있듯이 밍절 대목에는 모도가 돈을랑 쪼매씩 만지이끼네 또 마츰 추석 밍절 지내고 나마 바로 짐장철이 닥치고 짐창절이 지내고 또 겨울을 넝기마 바라 딘장, 간장을 당가야 하지렁, 이래저래 기왕지사 대목장 보로 시장에 나온 김에 ‘짐장 담굴, 짐장 도오로 한분 들바다 본다’ ‘또 간장, .. 더보기
나비경기장에서의 패자부활전/박정원/시산맥작품상추천평 -2013 시산맥 여름호- 나비경기장에서의 패자부활전 박정원 나비가 경영하는 경기장에 입장한다. 스카이박스에 앉아보면 와와솨솨―, 식상한 잠언들이 갯바위처럼 철 썩거려 제왕나비만이 유일하게 해법카드를 긁어대는 곳. 탈루(脫漏)라는 스위스계좌 족쇄에 묶였던지 인간의 영혼을 가진 사 막 저쪽의 제왕 한 분, 갑자기 궁색한 호랑나비로 망명한다. 말춤이나 팡팡춤도 그때뿐, 가시 돋친 우울모드가 지구의(地球儀) 전 광판에 극소수 나비군(群)의 암투라는 기사를 연일 게재한다. 얹혀살던 각자의 제왕들께서 뼛속의 부패정도를 심층 진단하던 날 아침, 지리멸렬한 게임이라고 눈치 챈 나비들만이 침체기장세를 그득 메운다. 누가 부리느냐에 따라 말은 한통속의 늪, 아니면 한 스푼 수렁이라는 부익부빈익빈에 대한 플라이급 정의. .. 더보기
영육을 탁본하다/김세영 시집 '물구나무 서다' 영육靈肉을 탁본하다 황경순(시인) 김세영 시집 『물구나무서다』 문학세계사 오랜 강직성 직립으로 체증이 생겨서 머리통이 건기의 물탱크처럼 말라갈 때 알갱이 가라앉은 과즙병을 뒤집어 놓듯 물구나무선다 오줌통을 위로 올리고 염통을 아래로 내리니, 머리통의 물이 시원해지고 눈이 맑아진다 단전의 피가 따뜻해지고 하초가 충만해진다 사막의 미어캣처럼 불안한 직립을 하느라 잊고 있던 아기 팔뚝 같은 새순이 솟아올라 입술 속으로 천연가스를 불어넣는다 물구나무에 매달린 수많은 목어들이 굳었던 지느러미가 우화하는 날개처럼 다시 부풀어 올라 파닥거린다 물구나무는 물푸레나무처럼 싱그럽고 수초처럼 부드러워진다. ―「물구나무서다」 전문 김세영 시인의 두 번째 시집 『물구나무서다』의 대표적인 시라고 볼 수 있다. 비슷한 유형의 시가.. 더보기
이건청 시집 『굴참나무 숲에서』중 「청어를 굽는 저녁」 보호되어 있는 글입니다. 더보기
채수영 시집 『오는 향기를 가로막지 말라』 중 「그림자」 그림자 속에 투영된 자아성찰과 도전 황경순(시인) 채수영 시집 『오는 향기를 가로막지 말라』 새미 출판사 일어나면 그림자 하나가 나를 따른다 나가면 따라오는 그리고 집에 들어오면 충실함으로 나와 동반의 길을 걷는 일상 어둠이 오면 촛불 하나를 켠다. 하면 하나의 그림자가 내 행동을 모방하고 또 둘의 촛불을 켜면 두 개의 그림자 다시 셋의 촛불을 켜면 어김없이 세 개의 영상이 서로 따로 논다 심심하여 하나를 더 첨가하면 넷 다시 다섯, 여섯, 일곱… 열까지를 셈하고 돌아보면 열 개가 각기 행동하는 나는 신이 된다 이 오랜 꿈의 달성에서 마침내 내일 아침이면 나는 천수관음의 손끝처럼 기도가 신도를 모을 것이다. 드디어 내 소망은 으리으리한 건물을 짓고 끝모를 주문으로 욕망을 채우려는 무슨 사도(목사나 승려).. 더보기
고경숙 시 '혈(穴)을 짚다' 혈(穴)을 짚다 고 경 숙 아프다, 까마득하게 먼 기억이 강처럼 흐르는 곳 어딘가를 누르면 한 번도 가본 적 없는 벌판 한복판 말안장에 얹혀진 돌덩이 하나 늘어진 신경 끝으로 죽은 장미의 검붉은 체액이 길을 내고 있다 전생의 마지막 귀가다 푸른 늑대의 유령이 달 없는 밤에만 나타나 여자의 붉은 살을 뜯는다는 계곡을 지나며 살아 숨쉰다는 안도에 호흡이 불규칙해지면, 별은 무리지어 이마에 박히고 접신하는 주술사처럼 동물의 이빨을 목에 건 모래바람이 삽시간에 눈과 귀와 입을 막는다 아프다, 관자놀이 가까이 머물며 비속한 쾌감을 즐기기 위해 끊임없이 강언덕에 화살을 날리는 전생에 관해 유감스럽다거나 '제발'이라는 단순함 외에 아무 생각도 안 드는 것은 펄떡이던 강물이 메마르며 뜨거운 공기가 헉! 길을 막고 있기.. 더보기
이희섭 시집 『스타카토』 영원과 순간을 넘나들다 황경순(시인) 이희섭 시집 『스타카토』 황금알 어디를 향하던 시간인가 누군가 버려두고 간 시계, 아직도 바늘이 돌아가고 있다 지나던 걸음 멈춰 가만 들어보니 초침소리 요란하다 출렁이는 그 속에 붙들려 있던 시간과 남아돌던 생각들, 분초를 다투던 서두름도 일제히 쏟아져 나온다 시계를 버리는 것은 두려운 일이다 산채로 버려지는 것들이 내는 간절한 소리를 외면하고 내 몸에 새겨진 시간까지 한 움큼 떼어 내버리는 일 죽지 않은 시간이 돌고 또 돈다 어디로 돌아가는 소리인가 잠시 머물다 떠나갈, 세상을 모두 수거해 갈 어둠이 깔리고 미처 회수되지 못해 떠도는 소리가 초조해지는 순간 -이희섭 「시간의 집을 버리다」- 이희섭의 첫번째 시집은 한 사물을 통하여 많은 사물들이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더보기
이상호 시집 『휘발성』 시각적 언어와 체험적 사실 속 해석적 상상력의 세계 황경순(시인) 이상호 시집 『휘발성』 도서출판 예맥 어둠 속 유난히 불빛 화려한 유곽에서 손님을 유혹하는 꽃다운 아가씨들처럼 만발한 온갖 꽃들이 즐비한 화원을 지나다 봄이 와도 봄다운 봄은 오지않는 도회지에서 밤새도록 봄을 팔아도 꽃이 피지 않는 생을 위해 하려하게 차가운 밤을 밝히는 아가씨들을 생각한다 밤새워 사랑해도 사랑이 되지 않는 불임의 나날들처럼 아무리 많은 화분을 들여놓아도 도무지 꽃이 피지 않는 몸집만 뚱뚱한 사람들 속을 모조리 내다팔 수는 없을까 한겨울에도 만발한 꽃들로 가득한 화원을 지나다가 오늘도 꽃보다 화려한 생각만 피워댄다 잎만 무성한 관상수처럼 -이상호 「화원을 지나다」 이상호 시인의 여섯 번째 시집『휘발성』첫 페이지에 수록된 시.. 더보기
박주택 시선집 『감촉』 ■ 박주택 시선집 『감촉』(뿔, 웅진문학에디션)에서 폐점 문을 닫은 지 오랜 상점 본다 자정 지나 인적 뜸할 때 어둠 속에 갇혀 있는 인형 한때는 옷을 걸치고 있기도 했으리라 그러나 불현듯 귀기(鬼氣)가 서려오고 등에 서늘함이 밀려오는 순간 이곳을 처음 열 때의 여자를 기억한다 창을 닦고 물을 뿌리고 있었다 옷을 걸개에 거느라 허리춤이 드러나 있었다 아이도 있었고 커피 잔도 있었다 작은 이면 도로 작은 생의 고샅길 오토바이 한 대 지나가며 배기가스를 뿜어대는 유리문 밖 어느 먼 기억들이 사는 집이 그럴 것이다 어느 일생도 그럴 것이다 ●●●● 불이 하나 둘씩 꺼져가는 작은 거리, 실체를 잃어버리고 자리만 지키고 있는 문 닫은 점포가 폐경을 맞은 여인네의 쓸쓸한 미소 같다. 누구에게나 어느 날 갑자기 찾아.. 더보기
윤범모 시집 '멀고먼 해우소' 비움의 미학美學 황경순(시인) 윤범모 시집『멀고 먼 해우소』 시학 가야산 깊은 밤 덩치 큰 짐승의 할 소리에 잠을 깨다 방문을 여니 찬바람 떼로 몰려오고 맞은편 능선 위의 별 수좌 초롱초롱하다 담장 곁의 깡마른 대나무 선승들 머리 조아리며 증도가證道歌를 암송한다 아, 깨어 있구나 모두들 철야 용맹정진하고 있구나 멍청한 잠꾸러기 하나 겨우 오줌보나 채우고 있었는데 한 소식 얻은 만물들 기쁨에 겨워 춤추고 있구나 캄캄한 밤 염치불구하고 박차는 문 멀고 먼 해우소 가는 길에 드디어 터지는 오도송悟道頌 아, 오줌 마렵다! -윤범모 「멀고 먼 해우소解憂所-해인사 백련암에서」 윤범모 시인의 시집『멀고 먼 해우소』에 수록된 표제시이다. 물질이 풍요해지기 시작하면서 사람들은 점점 욕심이 많아졌다. 먹는 것부터 욕심을 .. 더보기
강영은 시집 `최초의 그늘` 출처 http://cafe.daum.net/Minerva21/OUlO/4시인의 말생각해보면, 나는 오랫동안 시의 밥이었다 詩야, 언제 내 밥이 되어줄래 2011년 10월 강영은■ 표4상상력의 ‘망막’에 유독 ‘나무’의 형상이 오롯이 맺혀 있는 시편들이 아름답고 절실하다. 그 ‘나무’가 “구름의 흉곽 뒤에 숨은 새소리로 부풀어/크고 흰 빵”(「슬픔의 미각」)의 형상을 이룰 때, 우리는 초여름의 무성한 이파리들 사이로 숨어 있는 새들의 싱그러운 지저귐에 의하여 ‘구름’과 ‘흰 빵’의 풍요로운 모습으로 변신하는 ‘나무’의 마술에 넋을 뺏길 수도 있으리라. 하지만 ‘젖은 봉투’가 찢어지는 소리로 ‘나무의 내면’을 그려내는 상상력의 마술은 그보다 압권이다. 그 소리가 '숲의 미간에서/새어나오는 비명' 이며 “내면.. 더보기
봄/윤정구, 이수영, 황경순 시인의 작품/권현수 시인 윤정구, 이수영, 황경순 시인의 작품권현수(시인) 봄은 생명이며 희망이고 젊음이며 이상이다. 어김없이 당연히 우리 앞에 나타나는 그 예사로움도 죽은 땅에서 ‘쑤욱’ 솟아오르는 새 순을 발견했을 때의 환희로움을 막을 수 없고, 새벽잠을 깨우는 뜻밖의 새소리에 문득 일어나 창문을 열 때의 설레는 마음을 달랠 수는 없다. 바로 많은 시인들이 기다리는 “강렬한 감정의 자발적인 넘쳐남”이라는 워즈워스의 말 그 자체이다.그러니 남보다 더 밝은 눈과 귀를 갖고 더 많이 교감하는 예술가들이 노래하고 춤추고 그림을 그리면서 봄을 맞이하는 것은 당연하다. 그래서 조심스러운 시인들은 고수들과의 소비적인 경쟁으로 자신의 예술혼을 시험하는 어리석음을 피하기 위해 짐짓 ‘봄’이라는 오브제를 외면하고 있는지도 모른다.그런데 지난 .. 더보기
공감각적 심상을 통한 인간미 추구/황경순/이보숙 『목련나무 어린 백로』시집리뷰 이보숙 시집 『목련나무 어린 백로』 공감각적 심상을 통한 인간미 추구 황경순(시인) 마음이 산란한 상태에서 바쁘게 지내던 중 이보숙 시인의 시집을 읽게 되었다. 분주한 마음에서인지 시의 내용들이 한눈에 쏙쏙 들어오기 보다는 익숙한 장소와 그렇지 않은 장소들에 대한 재확인과 탐구의 시간이 길어졌다. 이보숙 시인의 이번 시집을 읽으면서 가장 돋보이는 특징은, 공감각적 심상(共感覺的心像)이 시인 특유의 표현 방식으로 잔잔하게 표출되어 경이로운 순간이 이어진다는 것이다. 시집 전편에 소리와 빛, 모양, 음악, 미술, 건축 등의 다양한 영역이 조화롭게 어우러진 예술의 집합체를 이루었다. 그 속에서 시인의 인생관이나 가치관이 엿보이는 작품들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마치 시인의 마음에 잔잔히 흐르는 샘물을 들여다보는.. 더보기
아침을 불러오는 긍정의 힘/황경순 시집 `나는 오늘 바닷물이 되었다`/손옥자 시인 황경순 시집 『나는 오늘, 바닷물이 되었다』 *문창2011년봄아침을 불러오는 긍정의 힘 손옥자(시인)나는 새벽이나 아침을 참 좋아한다. 상쾌하기도 하고, 공기도 신선하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사람들도 하루 중 가장 상쾌한 때는 아침이라고 대답했다. 그렇다면 기분상 그렇게 느껴지는 것일까? 아니면 어떤 과학적인 근거가 있는 것일까? 분명한 과학적인 근거가 두 가지가 있다고 한다. 하나는, 풀잎에 열리는 아침이슬이 증발하면서 마이너스 이온을 방출하는데, 그 마이너스 이온이 아침에 공기 중에 많이 포함되어 있기 때문이며, 또 하나는, 코르티코이드라는 부신 피질 호르몬의 작용 때문이라고 하는데, 이 코르티코이드는 스트레스를 완화시켜주는 호르몬인데, 우리 몸에서 이 물질이 가장 많은 분비를 하는 시간이 오전 6시에..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