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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상

운이라는 것! 올해는 모든 것이 순조로운 편이다.최근 어린 사촌동생의 아픔이 충격적이라, 요즘 시큰둥한 마음에 슬럼프이긴 하다.일도 바빠서 블로그에도 잘 못 들르고 있지만, 하는 일들 마다 잘 풀리는 느낌이다.올해는 개인적으로 남편과 내가 소망하던 큰 일을 한 가지 이루었다. 할 일은 많지만, 울 집으로선 발전적인 일, 앞으로 일거리는 많아지겠지만....또 한 가지 기쁜 일은, 아침에 출근 때마다 SBS 이숙영의 파워FM을 애청하고 있다.다른 프로그램도 많지만, 아침에 생생한 기를 받을 수 있고, 다양한 정보를 얻을 수 있어SBS개국시부터 들어왔다. 그러나, 출퇴근 거리가 가까워서 오래는 들을 수 없었는데, 작년부터 출근시간이 오래 걸려서 더 많이 들을 수 있어 그거 하난 좋아하고 있다.2주 전, 하도 차가 막혀, 생.. 더보기
폭염 속으로 바람 되어 떠난 그.... 폭염 속으로 그를 보냈다.아직은 산화되기엔 너무 아까운 서른 둘, 그 녀석은 햇살 속으로 뜨거운 바람이 되어 떠났다.며칠 전 새벽에 느닷없이 날아든 소식에 눈물조차 나지 않았다.인생은 온 순서대로 가는 것이 아니라고,며칠 전부터 주고받던 말들이 실감이 나고....'누나, 고마워요.'그 웃음 마저 수줍어 하던 그 녀석, 나이 차이가 많이 나서 어려워하기도 하던 그 녀석.사촌 동생 여럿 중에서 이제 마지막으로 남은 미혼의 남자녀석이 순식간에 세상을 버렸다. 결혼식에나 만나야했던 그 녀석이 병원 영안실에서 사진 속으로만 빙긋이웃고 있는 모습이라니! 억장이 막혀 말도 나오지 않았다. 제 엄마처럼 그렇게 교통사고로 즉사를 하다니, 정말 야속할 뿐이다. 그것도 제 엄마의 제사 이틑날 말이다. 같은 일을 두고, 외갓.. 더보기
비가 슬프게 느껴질 때 비가 슬프게 느껴질 때가 있다. 오늘이 바로 그 날이다. 초록잎에 여문 물방울의 청초함도, 빗소리도, 불어오는 서늘한 바람까지 슬픔으로 다가온다. 센티멘탈리즘에 빠질 때가 이렇게 가끔 있다. 출근을 하면서도 자꾸 눈물만 나려하고, 그 기분이 하루 종일 계속되고 있다. 대신, 아이들에겐 오히려 인심을 썼다. 칭찬도 더 많이 해주고, 대신 살아가는 이야기도 좀 해주었다. 그런데도 비 오는 날의 녀석들은 날궂이를 하느라 점심 때 나가놀지 못하고 몸살을 하다보니 모둠활동을 하면서도 싸움에 두 팀이나 일어나고..... 이런 날일 수록 마음을 다잡아야 해서 일부러 조심을 하느라, 더 다정하게 타일러본다. 잔뜩 눈에 독기가 서려 있던 두 녀석의 눈에서 점차 독기가 빠지고 언제 그랬냐는 듯 화해하고 내 앞에서 한 곳을.. 더보기
상큼한 봄을 먹다 지난 일욜엔 파주로 나물 뜯으러 갔다.남편 선배님의 주말농장 근처로.....우리 집에서 파주쪽은 자유로를 타고 가면 밀리지 않고 갈 수 있어서 교통이 좋은 편이다.그래서 마음이 답답할 때면 가끔 드라이브를 하는 길이지만, 요즘은 그나마도 뜸해서 새로운 느낌까지 들었다.넓은 도로라 운치는 덜했지만, 산구비를 돌 때 마다 새롭게 나타나는 꽃들이 그 단조로움을 달래주었다. 복숭아꽃이 분홍빛으로 환하게 웃어주고, 진분홍 박태기나무, 하얀 조팝나무들이 곳곳에서 숨어 있다가 환한 얼굴을내밀었다. 산비탈의 밭에는 나즈막한 복숭아나무에 분홍빛 복사꽃이 눈을 즐겁게 해주고, 아, 또 다른 밭에는 새하얀 배꽃이 눈부시게 피어나고 있었다. 배꽃을 보면 정말 눈부시고, 청초하기까지 하다. 아담한 시골집 담장에는 온갖꽃들이 만.. 더보기
그립다는 것! 이 밤에 갑자기 눈물이 왈칵 쏟아진다.큰 딸이 너무 보고 싶어서....망할 것, 전화도 자주 안하고....3월초엔 거의 매일 전화를 주고 받았는데, 요즘은 제 시간이 쫓기니 일 주일에 통화 한 번 하기도 힘들다.시부모님이나 남편이나 내 얼굴만 보면, 통화했어?이게 첫마디다.통화를 하려면 퇴근 무렵에 해야 하는데, 바쁘다 보니 쉽지 않은데도....그래서 식구들이 다 모인 날 중, 좀 이른 시간이면 전화를 하게 되는데, 거기가 2시간이나 빨라서 우리 식구들이 다 모인 시간이면 일찍 잠자리에 드는 그 집 식구들에게 미안한지, 괜히 퉁명스럽게 전화를 받는 딸.너무 상대방을 배려하는 편이라 이해는 하지만, 때로는 야속하다. 부활절 이후부터는 써머타임이 해제되어 한 시간이 빠른데도 스터디 하느라 무음으로 해 놓는 .. 더보기
나를 가장 꽃피우려면? 나의 미래는?이 원통들의 미래는 무엇일까?어딘가의 큰 버팀목이 되거나, 무언가를 실어나르겠지?얼마전 모임에 가면서 빠른 길로 간답시고 샛길을 잡았는데, 근처가 공사중이어서 다른 길보다 30분이 더 걸려서 가다보니, 한참을 대기중이라, 바로 앞의 트럭에 실린 이 물건들을 찍었다. 나야 정확한 이름도 모르는 이런 시멘트덩이들은 아마도 수십년, 혹은 수백년 어딘가에 꼭 필요한 존재가 되겠지?무슨 일에서나 선택이 중요하다.특히 인생의 진로란 것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데도, 현실에서는 등한시 되고 있는 실정이다.직업이 다양화되어 수만 가지 직종이 있는데도, 대부분의 사람들이대답할 수있는 직종은 그저 백 가지도 못된다고한다. 실려가는 저런 물건들은 쓰임새가 확실하지만, 사람들은 선택이 그만큼 중요하다.그 선택을 제대.. 더보기
봄병 들다~~ 요즘 난하게 논 탓인지....봄병이 심하게 들었다.어깨병, 식중독, 급체까지........지난 주 회식의 연속이었다.월욜의 거하고 진한회식, 화욜의 조촐하지만 화기애애한 여자들만의 수다, 목요일의 간단한 식사, 그리고 금요일의 문우들과의 시와 함께 하는 모임과 식사.....거기까지는 아주 좋았는데.....수요일부터 조금씩 가렵던 몸이 금요일에야 극에 달했다.청하 몇 잔 마신 것이 가려움에 기폭제 역할을 했는지, 온몸이 말이 아니었다.토요일에 병원에 갔지만, 어제까지 무척 고생을 했다.게다가 어제는 점심을 급히 먹었더니, 가슴에 꼭 얹혀서 내려가질 않는 바람에그야말로 죽을 맛이었다. 어깨 아픈데 맞은 주사, 식중독 때문에 맞은 주사와 두 가지 약에 소화제까지.....그래도 오늘은 낮에는 진정이 되더니, 저.. 더보기
꽃천지다! 세상이 꽃천지다!출근길에 자꾸 유혹에 빠지곤 한다.안양천길과 서부간선도로 양쪽엔 벚꽃이 새록새록 피어나서, 날이 갈수록 탐스러워지고 있다.아직은 어린 벚나무들이지만, 그 화사함은 충~~분하다.작년부터 감탄해온 일이지만, 도시의 미관을 맡은 시청의 환경담당자에게 감사하게 되는 것이바로 광명시의 조경이다. 안양천길 광명시 구간은 유달리 꽃이 피고지고 피고 진다.늘 꽃이 피어있지 않을 때가 없다.산수유가 피고, 매화나, 벚꽃이 피고, 조팝나무, 산당화.....안양천길 언덕배기를 바라보며 차창을 열고 그윽히 바라보다, 앞차의 꽁무니를 놓치기도 한다.때론 욕을 먹기도 하지만, 주변을 바라보며, 아무 여유도 부릴 줄 모르는 사람이기 보다는, 한 번씩 눈을 들어 감탄하는 나 자신을 칭찬한다..오늘도 늦은 퇴근이라 거.. 더보기
잠시 자리 비웁니다. 잠시 자리 비웁니다.여름나라인 호주로 친지 방문차 다니러 갑니다.무척 덥다는데 새까매져 오는 건 아닐지.....그 사이 봄이 성큼 다가와 있음 좋겠어요.꽃샘바람에 건강조심하세요!! 더보기
그 녀석과의 이별 해마다 이맘 때면 이별을 한다.1년 동안 정들었던 아이들을 떠나보내고, 새 아이들을 맞을 준비를 한다.올해 유난히 장난꾸러기가 많았다. 학교에 들어와서 적응하느라 바빴던 1학년, 습관을 잘 잡아주어야한다는 마음에앞서간 적도 있지만, 1년 내내 정신없이 살았다.까불어도, 생각은 너무나 창의적인 몇몇 그 녀석들을 만난 것은 오래 기억에 남을것이다. 마지막 악수를 하면서 한 명씩 간단한 대화를 나누는 것으로 이별을 고했다. 울컥 눈물이 글썽이는 이쁜이들, 겉으로는 웃으면서도 내년에도 같은 반이 되어달라고 살짝 이야기하는 이쁜 입들 때문에 작은 보람을 느끼기도 한다.마지막 당부말을 하는 시간, 하고 싶은 말을 해 보라니까.'ㅎ이', 그 녀석은 대놓고 말한다.하나도 안 섭섭해....정말?반말 반, 혼잣말 반 혼자.. 더보기
밤샘, 그리고 두통 며칠 동안 해내야할 일이 많아, 어제는 밤샘을 했다.금요일은 요며칠 정신적, 육체적으로 피곤하여 일찍 잠자리에 들었음에도 불구하고, 어제 낮에는몸이 제대로 움직여주지 않았다. 일을 하려고 컴퓨터 앞에 앉아도 스르르 감기는 눈, 약을 먹었더니 졸음은 더 심해지고...몸살끼가 영 가시지를 않았다.어제 저녁부터는 저녁상을 푸짐하게 준비해서 먹고 나니, 나른해도 일이 손에 잡혀서 밤샘 작업을했다. 마음에 들지는 않지만, 오늘 낮에는 마무리 손을 보고 있는데 이제 한 가지는 그렇게 마무리가 될 것 같다. 그런데 오늘도 두통이 너무 심하다.일어나서 움직이면 머리가 깨질 것 같은....아직 며칠 동안 마무리할 큰 건이, 두세 가지 남아 있으니, 마음이 무겁다.몸이 따라 주질 않으니 진척은 더디고.....약을 안 먹고.. 더보기
내 곁,나를 조사하지 마라/정영우/謹弔 이 밤에 펑펑 울고 있다.최근 블로그에 이런 시를 남겨놓고 그는 떠나버렸다.빈 방으로 살더니, 결국 빈 방만 남기고 영원히 떠나버렸다....문우 정영우시인의 명복을 빈다.같이양주 마시던 일, 바에 갔던 일,단골 후배 집에서 노래 들려주던 일,떼거지로 봉평 문학기행 갔던 일...느글거리며 집적댄다고 황당해했던 일...그런 끈끈함은 있었지만, 좋은 문우로 속 깊은 이야기도 가끔 하고...특별히 살고 있는가정 이야기도 하던 그는 참 외로운 남자요. 시인이었다.최근 몇 년 몸이 많이 안 좋아져서 교류를 너무 못 하고 산 것이 너무 후회스럽다.이제 52세 되는데....아, 어찌 그리 허망하게 갔단 말인가?너무 충격적이다.내 곁때글때글한 바람 불고 눈발 날리는데사방에서 날아온 망울들이 터진다툭툭부리를 드러내는데 아.. 더보기
바쁜 한 주, 라식 수술 바쁜 한 주를 보냈다.갑자기 호출된 출장으로 3일을 눈 아프게 보냈다. 덕분에 정보도 많이 얻었고, 몇몇 사람들에 대해서도 더 깊이 알 수 있는 기회가 되었다.사는 것이 얼마나, 소중한 것인가?작은 인연도 참 소중한 것이다.그냥 스쳐가면서 알 때는 잘 몰랐던 속 깊은 내용들도 함께 머리를 맞대고 일을 하다 보니 새로운 정이 쌓이고....어제는 그 와중에 딸이 라식 수술을 하였다.대학 들어갈 때부터 내가 권했으나 겁이 많은 큰 딸은 겁나서 못하겠다고 콘택트렌즈를 하거나 안경을 끼고 있었으나, 갑자기 라식을 하고 싶다고 했다. 어학연수준비를 하고 있어서 회복 시간이 짧은데 혹시 후유증이 있으면 어쩌냐고, 관리하기 힘들 테니 나중에 하는 게 어떠냐는 내 의견에 걱정 말라면서 마음먹었을 때 하겠다고 우겼다. 강.. 더보기
몸이 12개라도 모자랐던 지난 토요일 몸이 12개라도 모자랐던 지난 토요일예식장 둘토요일은 예식장에 갔다가, 고향친구들 모임 갔다가, 산정호수로 1박 2일 떠나느라 하루가 어떻게 가는 지 몰랐다.산문 하나 쓰고 있는 것이 마무리가 되지 않아 심야까지 수정작업을 하다새벽에 잠들었다. 깨어나니 9시, 부랴부랴 반찬 좀 만들고, 목욕하고, 청소하고 정신없이 나를 내몰았다. 서둘러도, 결혼식장 한 쪽은 못 갈 것 같아서 친한 선배언니께 전화를 해도 영 받지를 않는다. 할 수 없구나, 잠시라도 들를 수 밖에 없네...영등포에서 하는 예식장에선 그저 정말 얼굴만 내밀어 신고만 하고 부랴부랴 양재역으로 향했다. 지하철이 좋긴 좋다. 역 근처이니 시간은 얼마 안 걸리고 찬 바람을 맞을 일도 별로 없었다. 그래도 앞 예식과 차이가 별로 안나서 도착하니 이미.. 더보기
재경 동문회 수요일에는 재경 대학 동문회에 갔다.교직의 특성 상, 우리 또래는 사실 동문회에 별로 오질 않는다. 우리보다 더 어린 후배들은 아직 아이들 키우기 바쁘고, 우리 또래 역시 기별로 모인다면 모를까 전체적인 모임에선 대체로 선배님들이 주도를 하시기 때문이다. 나 같은 경우엔 최근 몇 년 가까운 교장선생님께서 회장을 하시게 되어 자주 뵙는 분이라 할 수 없이 봉사를 하게 되었는데, 어제는 정말 힘들었다. 오기로 한 친구나 후배들이사정상 못 오거나 늦게 오게 되어 올해는 뒷선으로 물러나리라 생각하고 가벼운 마음으로갔었는데, 영 빗나가고 말았다.회비 받고 이것저것 챙기다 보니, 녹초가 되었다. 아직 무리해서는 안될 형편인데도 내색도 못 하고 말이다. 지난 연말에는 회장님께서 동문회지 편집을 같이 하자고 하시더니,.. 더보기
도시의 눈 도시에 눈이 내린다.나로서는 올해 처음으로 맞아보는 눈이다.아침에 눈이 꽤 내렸지만, 새벽에 잠든 탓에 응달에 쌓인 눈만 보았는데,저녁에 시청 근처에서 눈을 맞았다.덕수궁 대한문 기와 지붕엔 눈이 쌓였다.한산한 일요일 저녁, 사람들도 많이 다니지 않았지만, 가게 앞의 크리스마스 장식은 말없이 불을 밝히고..... 더보기